정부가 화물차를 불법으로 증차해 유가보조금을 챙긴 사례를 무더기로 적발해 수사의뢰했다.
국무총리 산하 정부합동부패척결추진단은 지난 10월초부터 국토교통부 및 전국 17개 광역지자체와 합동으로 화물차 불법증차 비리에 대해 실태점검을 실시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의 부정수급 사례 98건을 적발했다고 2일 밝혔다.
유가 보조금은 국가가 화물차 운전자들을 위해 기름 값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12톤 이상 차량 기준으로 화물차 1대당 유가보조금은 연평균 1000만원 상당이다.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화물차에 대한 유가보조금은 총 12조7546억원으로, 지난해의 경우 1조6100억원에 달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적발된 차량들은 연간 9억8000만원의 유가보조금을 부정수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패척결단에 따르면 불법증차 시점부터 적발될 때까지 부정수급한 것으로 보이는 보조금을 모두 더한 총액은 무려 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적발 사례을 보면 전문 브로커와 운수업체 관계자가 공모해 화물차 대•폐차 수리 통보서를 위•변조했으며, 5톤 미만 화물차는 1200만~1300만원, 5톤 이상은 1700만~2500만원, 견인용 트랙터는 3500만원의 프리미엄도 붙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부패척결단은 이와 관련해 화물 운송업체 28곳, 관련 지자체 공무원 10명, 등록대행 지역화물협회 직원 6명 등 총 16명을 경찰에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제보받은 491건과, 국토교통부의 화물차 대•폐차 처리 시스템으로 파악한 3094건 등 불법증차 의심사례 3585건도 경찰에 통보조치했다. 이번에 수사의뢰 및 통보조치된 차량들은 수사결과에 따라 지자체에서 등록이 말소되고 부정수급한 유가보조금은 전액 환수 조치된다.
부패척결단과 국토교통부는 유사 비리 재발을 막기 위해 자치단체 담당공무원과 지역 화물협회에 대한 소양교육과 계도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또 지역 화물협회가 처리하는 화물차 대ㆍ폐차 신고기한을 6개월에서 15일로 축소해 비리 소지를 차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