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해보세요. 사람에 의해 버려졌던 유기견이 치료견이 돼 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모습을요.”
서현정 세계예술치료협회(WATA) 대표(51)는 인터뷰를 요청한 기자에게 대뜸 물음을 던졌다.
그의 차분한 이미지와는 달리 첫 마디에서부터 흥분이 묻어났다.
그동안 예술치료에 관한 학술적 연구, 발달장애아동 소외계층에 대한 예술치료와 같은 사회복지사업에
구부러진 귀, 몸 곳곳에는 학대의 흔적이 남아있고 다리마저 불편한 치료견 ‘치로리’가 전신마비로 마음을 닫은 나가사토 헤이코 할머니에게 다가간다. 줄곧 천장만 바라보던 무뚝뚝한 할머니에게 선하고 깊은 눈망울로 길고 긴 눈맞춤을 이어갔다. 얼마나 지났을까, 몇년째 말이 없었다는 할머니가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치로… 치…로리.” 간병인들의 눈이 휘둥그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