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에 한 가닥 하지 않은 사람 없다고다투어 목청을 높여보지만귀 기울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모로 세워도 설 수 있는 나이서로의 이력을 묻지 않기로 했다모로 선다는 것은아직 꿈이 있다는 증거다가로와 세로가 같아 설 수 있는모로 서기를 할 수 있을 때비로소 마음을 열 수 있기 때문이다모로 선다는 것은누구에게도 아픔을 주지 않겠다는 작심이다까맣게 태웠던 지난 세
골목 입구 뼈다귀 해장국집을 지날 때면돼지의 진짜 언어가 들린다.그 말이 생으로 새어날까 두려운 주인은대파나 생강으로 알아듣지 못하게구수하게 포장해 놓는다.진정한 언어는 죽어야 나오는 것인지마지막 보시를 하는 저 묵언 수행살아 꿀꿀거리며 설법해도알아듣지 못하였는데이제 죽어하는 말들 알아들을 수가 있겠는가만비 오는 날이면 더 크게 불러 세워가르치는 저 성자아
지난가을 뒤란 서성이다가
무심코 밟힌 낙엽 때문에
발을 뗄 수 없었던 적이 있습니다.
나뭇잎 으스러지는 소리에
귀뚜라미 애달피 울어
한참을 꼼짝할 수 없었습니다.
봄비 오는 오늘
또 뒤란 서성이다가
민들레 작은 꽃송이에 발목 잡혔는데
그만 발아래
채송화, 맨드라미, 봉선화, 백일홍
고 어린것들이
배시시 올려다보고 있었습니다.
투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