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유출 사태가 일어난지 3년 만에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원전 건설 열풍이 불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후쿠시마 사태 여파로 일본은 원전 가동이 전면 중지됐고 독일은 아예 ‘탈원전’의 길을 택했다. 그러나 신흥국들이 원전 건설에 적극적으로 달려들면서 관련 산업이 호황을 맞고 있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 집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건설 중인 원자로는 70기로 1989년 이후 가장 많다. 그 가운데 3분의 2가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에 있다. 또 이집트와 방글라데시 요르단 베트남은 자국 내 첫 원전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선진국은 현재 9기 원자로를 짓고 있다. 이는 전체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중국과 인도는 미국보다 두 배 이상의 속도로 경제가 성장하기 때문에 그만큼 전력수요가 많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은 중국의 전력수요가 오는 2020년에 7295Twh(terawatt-hours)로 2011년(4476Twh)보다 63%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도는 2020년 전력수요가 2010년보다 45% 증가하는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럽 회원국 22개국은 증가율이 3.6%에 그칠 것으로 EIA는 내다봤다.
독일과 기타 선진국들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태양광과 풍력발전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유럽 국가들은 에너지 자립이 절실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는 유럽 천연가스 공급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신흥국들은 발전효율이 좋은 원전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2018~2030년에 29기의 새 원자로를 완공할 계획이다. 세계원자력협회는 계획대로 진행되면 중국의 원자로가 총 49기로 지금의 두 배 이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는 원전 6개를 추가로 건설해 오는 2030년까지 원자력 전력생산을 지금보다 81% 더 확대할 예정이다.
아그네타 라이징 세계원자력협회 사무총장은 “원자력은 자본집약적인 투자이지만 장기적으로 매우 좋다”며 “원전은 연중 무휴로 돌아간다. 이는 다른 발전 형태가 제공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자립 이점도 있다”며 “다른 나라와 가스공급 계약을 맺을 필요도 없고 에너지가격 불안정에도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영국 에너지업체 BP에 따르면 원자력이 글로벌 전력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1% 미만으로 12년 연속 낮아졌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오는 2050년에 원자력 비중이 다시 12%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