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표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5억 달러(약 5160억원) 규모의 이슬람 채권 ‘수쿠크(sukuk)’를 발행했다고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미국 기존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이슬람 금융에 발을 들인 것으로 그만큼 이슬람권 금융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수쿠크는 이자 지급을 금지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이자 대신 배당금이나 부동산 임대료와 같은 우회적 방식으로 수익을 돌려주는 것이 특징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골드만삭스는 5억 달러 어치의 5년물 수쿠크를 발행했으며 응찰률은 3배에 달했다. 골드만의 수쿠크의 금리는 미국 스와프 금리에 90bp(1bp=0.01%포인트)를 더한 조건이다.
골드만의 수쿠크 발행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1년 골드만은 아일랜드증권거래소와 함께 20억 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을 계획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골드만삭스가 발행하려는 수쿠크 구조가 이자 지급과 관련해 이슬람 율법을 어겼다는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당시 골드만은 이런 의혹은 근거 없는 우려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으나 끝내 수쿠크를 발행하지 못했다.
골드만이 이번에 발행하는 수쿠크는 룩셈부르크증권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이며 비무슬림 국가 은행이 발행한 수쿠크 중 역대 두 번째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앞서 HSBC는 2011년 5억 달러어치의 수쿠크를 발행했다.
골드만삭스 외에도 프랑스의 소시에테제네랄(SG), 일본의 미쓰비시UFJ파이낸셜 등이 올해 수쿠크 발행에 나선다.
한편 언스트영에 따르면 2018년 전 세계 이슬람권의 금융 자산은 현재 수준의 2배로 증가해 3조4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