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의 비관론자 이른바 ‘닥터둠’으로 유명한 마크 파버가 미국 증시 붕괴가 다가오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특히 그가 시장 붕괴 임박에 대한 근거로 패스트푸드 체인의 대표격인 맥도날드의 부진을 들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파버는 11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발표한 맥도날드의 매출 부진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그간 펼친 정책에 대한 역효과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증시는 2011년 이후 11% 정도 이상 넘는 조정세가 없이 계속 강세장이었다”면서 “당장 조정 장세는 없을지라도 어느 순간 20~30%대의 약세장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파버는 특히 “미국 주식시장은 다른 나라보다 고평가돼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파버는 “아무도 무엇 때문에 주식시장이 붕괴할지는 장담할 수는 없지만 맥도날드의 실적 부진은 세계 경제의 지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증시의 고공행진에도 지난 1년간 맥도날드 주가는 2% 가까이 하락하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20% 이상 상승했다. 8월 매출 성적은 10년 만에 최악이었다. 아시아ㆍ중동ㆍ아프리카 매출은 14.5% 급감했다. 주력 무대인 미국의 매출도 3% 가까이 줄었다.
이에 대해 파버는 맥도날드의 매출 부진의 원인은 연준 통화정책 실패에 있다고 주장했다. 물가가 일반 국민의 가처분 소득보다 오르면 구매력이 줄어들기 마련인데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 정책들은 물가만 올려놓고 서민 경제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으며 이를 맥도날드 매출이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파버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은 단순히 물가만 끌어올리는 등 실질적으로 경기를 부양하기보다 오히려 인플레이션만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파버를 비롯해 일부 전문가들의 오랜 우려와는 반대로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전반은 아직 이렇다 할 인플레이션은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CNBC는 지적했다. 이에 대해 파버는 “맥도날드의 매출 부진은 인플레이션이 실질 수입보다 빠른 속도로 상승해 가처분 자산의 규모가 줄어들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신용팽창과 돈 풀기 등의 정책은 주식과 부동산과 같은 자산시장만 끌어올렸을 뿐 서민 경제에 스며들지 못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