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효찬의 명문가 자녀교육 따라잡기] 조기영재교육, 부모의 욕망을 경계하자-존 스튜어트 밀家②

입력 2014-08-27 10:29 수정 2014-08-2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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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찬 자녀경영연구소장

존 스튜어트 밀은 어린 시절 모험담 등 어려움을 극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읽었다. 아버지 제임스는 아들 존에게 비상한 환경 속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과 싸워 나가면서 어려움을 극복한 사람들의 정력과 재질을 잘 그려낸 책들을 손에 쥐여 주기를 좋아했다. ‘아프리카 탐험기’와 ‘세계일주 항해기집’ 등과 ‘로빈슨 크루소’와 같은 책들을 통해 모험심과 어려움을 이겨내는 인내심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밀가의 독서교육에서 배울 점은 등대가 되어줄 역할모델을 책에서 찾도록 이끌어 준 점이다. 벤담의 공리주의에 큰 영향을 받은 아버지는 아들을 벤담의 후계자로서, 천재적인 지식인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 아버지는 아들을 학자로 키우기 위해 역할모델로 공리주의 창시자인 제러미 벤담을 삼게 해 주었다. 다만 역할모델은 아버지가 찾아주는 것도 좋지만 자녀 스스로 찾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밀가에서는 책을 많이 읽었다고 자만심을 갖지 않도록 이끌었다. 아버지가 똑똑한 아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경계한 것은 자만심이었다. 그는 칭찬하는 말이 밀의 귀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주의를 기울였고, 밀이 자신과 남을 비교해 스스로 잘났다고 생각하는 일이 없도록 했다. 이기적인 인재가 되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밀가는 독서뿐만 아니라 여행을 하며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게 하는 것도 공부의 연장으로 중시했다. 아버지와 독서교육을 한 존 스튜어트 밀은 14살 때 역할모델인 제러미 벤담의 주선으로 프랑스에서 1년 동안 머물 기회를 얻었다. 이때 존은 프랑스와 스위스 등지를 여행하면서 견문을 넓힐 수 있었다. 다시 영국에 돌아온 존은 1년 전의 그가 아니었다. 아버지로부터 지적인 독립을 추구하면서 홀로서기를 시도하게 된다.

그런데 아버지 또한 역사학자이자 경제학자로 큰 업적을 남겼다. 자녀를 지도하려면 아버지 역시 노력하고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 조기 독서와 토론 교육으로 아들을 영재로 만든 아버지 제임스 밀 역시 역사학자, 경제학자로 이름을 날렸다. 제임스는 자녀교육뿐만 아니라 자신도 삶의 목표를 치열하게 추구한 ‘자아완성’형 인물이었다. 자녀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부모의 솔선수범이라는 사실을 여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존 스튜어트 밀이 아버지에게 받은 독서교육은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조기영재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존 스튜어트 밀이 그의 아버지에게 받았던 조기교육은 아주 특수한 사례에 해당하는 조기영재교육에 해당할 것이다. 특히 보통 아이를 둔 부모라면 제임스 밀의 교육방식을 따라 하기조차 벅차다. 3살 때 외국어 공부를 시작할 수 있는 아이도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밀가(家)의 조기영재교육은 조기교육의 참고사례이지 누구나 모방할 수 있는 사례는 아니다. 또한 자녀의 독서교육에 나설 때도 아이의 적성이나 취향 등을 고려해야지 무턱대고 밀처럼 학자로 키우겠다고 이끌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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