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광업체에 베팅하는 헤지펀드가 늘어나고 있다. 금 채굴비용이 많이 들게 줄어들어 든데다 금광업체들이 최근 호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의 금광기업지수(NYSE Arca Gold Miners Index)는 올 들어 26% 급등했다. 같은 기간 금값(8.9%)과 S&P500지수(4.5%) 상승세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것이다.
금광업체의 상승세로 월가에서 ‘금 사랑’으로 유명한 헤지펀드 대부 조지 소로스, 존 폴슨 등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 피터 팔메도가 이끄는 미국 금펀드 선밸리골드펀드는 지난해 부진을 딛고 올 상반기 18% 올랐다. 전통적인 금 투자자인 에릭 스프랏이 이끄는 캐나다 자산운용사 스프랏도 올해 16%의 투자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들 헤지펀드는 지난해 지난해 채권 수익률 상승과 낮은 인플레이션 등으로 큰 손실을 기록했다. 증시 상승세로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크게 낮아진 탓이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금값은 28% 떨어졌으며 금광기업지수는 54% 폭락했다.
통상 금값이 하락했을 때 금 관련 주식 하락세는 금값보다 더 크고, 반대로 가격이 오를 때 금 관련 주식 상승폭은 금값을 웃돈다. 최근 금 투자 전망이 대체로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어 금광업체 전망은 더 밝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중동국가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고조되면서 상대적으로 금과 같은 안전자산 가격이 올라 헤지펀드 매니저 사이에서 금광업체가 주목받는 것이다.
금광업체는 금값 상승세로 인해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비용절감과 생산확대 덕분에 수익성을 크게 개선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금값 하락세로 금광 분야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회피 분야 중 하나였던터라 아직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점도 매력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캐서린 로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금광업체 주가가 예년보다 그리 비싸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올 들어 금광업체에 투자 비중을 늘렸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국을 포함해 세계 경제 회복세에 대한 긍정적인 경제전망이 금수요 전망을 어둡게 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국 유명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창업자인 폴 싱어는 금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으나 금광업체 투자는 피하고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