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는 비만보조제들이 시장 선점을 위한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는 비만치료제는 심혈관질환·소화불량·설사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고, 식욕억제제의 경우 대부분 향정신성 의약품인 만큼 복용이 꺼려지는 게 사실이다. 이에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고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천연물질로 만들어진 다이어트보조제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2조3000억원에 달하는 비만 치료제 시장 가운데,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는 비만보조제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다이어트 보조제는 대부분 포만감에 중점을 둔 제품으로, JW중외신약의 ‘제이메이드정’, 휴온스의 ‘알룬’ 이 대표적이다. 이 제품들은 천연 식이섬유인 알긴산(Alginate)을 함유하고 있어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알긴산은 미역, 다시마 등 갈조류에 존재하는 다당류 천연 식이섬유로 자기 무게보다 200~300배의 물을 끌어들여 팽창시키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알긴산 제품들은 중추신경계에 부작용이 없기 때문에 모든 비만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JW중외신약은 지난달 천연 식이섬유 알긴산이 함유된 제이메이드정을 출시한 뒤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JW중외제약은 연내 제이메이드정 외에도 2종의 비만치료제를 추가 출시해 시장 점유에 나설 계획이다.
휴온스의 알룬정은 위에서만 반응할 수 있도록 약물의 작용방식을 위 내 산성화(PH 2.5이하) 조건에서 겔화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천연 갈조류에서 추출한 알긴산은 위 내에서만 안전하게 반응하여 부피가 증가한다.
열을 내 지방을 연소시키거나 지방흡수를 억제하는 건강기능 식품도 있다.
휴온스의 ‘살사라진’은 동의보감(방풍통성산)에 소개된 18종류의 생약에서 추출한 한방 엑기스 생약제제로, 다이어트 보조식품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회사 측은 살사라진이 체내 노폐물을 배출하며, 지방을 연소시켜 복부비만을 줄여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에는 유유제약이 독일 비만치료제 브랜드인 ‘포모라인 L112’의 판매를 시작했다. 포모라인 L112는 섭취한 음식물의 지방을 체외로 배설시키는 지방 흡수 억제제로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만치료제 시장은 진입장벽이 낮고 연구개발비도 적게 들어가는 편이라 많은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일반의약품의 경우 전문의약품에 비해 부작용이 적어 부담이 없고 구매와 섭취도 간편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이어트 보조제는 처방전 없이도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인 만큼, 출처가 확실한 제품을 먹는 게 필수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실제로 최근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끈 ‘연비환’이라는 제품은 뇌졸중과 심근경색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국내 판매가 금지된 시부트라민 성분이 다량 함유된 것으로 밝혀져 판매자가 구속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약만으로 뺄 수 있는 체중은 3~5㎏ 수준에 지나지 않으니,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입을 모아 충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