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조희팔
전남 순천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시신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확인되면서 과거 조희팔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22일 오전 경찰은 "지난 6월12일 전남 순천에서 발견된 변사체의 DNA와 지문 등을 확인한 결과 유병언과 일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오른쪽 집게손가락 지문 1점을 채취해 검색한 결과 유씨의 지문으로 확인됐으며 송치재에서 채취한 체액과 금수원 내 유씨 집무실에서 채취한 DNA 시료가 정확히 일치한다는 감정결과를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또 유병언의 사체가 발견된 현장에서는 스쿠알렌 빈 병 1개, 막걸리 빈 병 1병, 소주 빈 병 2병, 천으로 된 가방 등의 유류품이 발견됐다. 특히 유병언은 발견 당시 로로피아나 명품 점퍼를 입고 있었고 '와시바'라는 브랜드의 신발을 신고 있었다고 전해졌다.
경찰이 이처럼 유병언의 사체라는 공식적인 확인을 발표했음에도 의혹은 여전히 일고 있다.
겨울용 점퍼를 입고 있었다는 점과 도피 당시 조력자가 있었음에도 왜 혼자 죽음을 맞이했는지, 주위에 널려 있던 술병의 정체가 무엇인지 등 아직 풀리지 않은 의혹들이 산적해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유병언이 제 2의 조희팔이 되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조희팔은 지난 2008년 세운 다단계 판매업체를 이용해 의료기 임대사업 등으로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3만여 투자자들을 속여 4조 원 이상을 가로채고 중국으로 도피했다. 조희팔의 다단계 사기 사건은 국내 최대 규모의 다단계 사기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4년이 지난 2012년 경찰은 조희팔이 중국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 국내로 유골이 이송됐다고 발표했다.
당시 경찰은 유족이 찍었다는 장례식 사진과 중국 측에서 발행한 사망증명서 등을 근거로 조씨가 중국 호텔에서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하던 중 급성심근경색으로 숨졌다고 발표했다. 피해자들은 그러나 유족이 제시한 자료만으로는 사망 사실을 믿을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조희팔이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에도 중국에서 조희팔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이어졌고 그의 사망이 '거짓'이라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경찰은 끝내 이를 밝혀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