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어엿한 경찰관이 된 게 아직도 꿈만 같습니다. 저와 같은 결혼 이민 여성을 돕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동포여성을 도우려 경찰관이 된 베트남 출신 귀화 여경이 화제다.
주인공은 경기 광주경찰서 오포파출소 소속 이보은(27·사진) 순경.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와 경찰관의 꿈을 이룬 이 순경이 7월 1일 ‘여경의 날’을 맞아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베트남 북부 한 항구도시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경찰관이 되고 싶다는 어렴풋한 꿈을 가졌다.
2004년 동네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지금 남편(42)과 열일곱 어린 나이에 국제결혼을 하면서 한국으로 건너와 귀화한 그녀는 평소 한국이라는 나라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하지만 이국만리 떨어진 낯선 땅에서 결혼생활에 적응하느라 어릴 적 꿈은 서서히 잊혀졌다.
소방관인 남편이 교대 근무를 나가면 틈틈이 한국어 공부를 해 온 이 순경은 광주 다문화지원센터에서 1년여 상담 업무를 하며 가정폭력 등 불화를 겪는 동포 여성들의 사연을 접하게 됐다.
당시 상담만으로는 동포들을 돕는 데 한계가 있다고 느끼던 중 우연히 TV에서 안산단원경찰서 원곡파출소 아나벨 경사의 성공기를 본 그녀는 경찰관이 되고 싶다는 어릴적 꿈을 다시 꾸게 됐다.
그는 “안산 원곡동만큼이나 광주에도 결혼 이민자들이 많다”며 “경찰관이 되어야 동포여성들을 도울 수 있는 범위가 더 넓어지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책을 폈다”고 말했다.
2007년 경찰관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국내 중·고교 검정고시를 2년 만에 통과한 이 순경은 2011년 경찰시험에 응시했지만 최종 면접에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해 이듬해 외사특채 합격을 통지받고 지난해 3월 광주서에 첫 발령을 받았다.
이 순경은 ‘여경의 날’을 맞아 “한국어와 베트남어를 할 수 있다는 특기를 살려 결혼 이민자 보호와 국내 체류 외국인 범죄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보은씨가 경찰이 되면서 경기도에서 귀화 경찰관은 모두 5명이 됐다. 출신 나라도 다양하다. 이 순경은 베트남 출신이며 안산단원경찰서 소속 아나벨 경사는 필리핀, 라포마라 경장은 캄보디아 출신이다. 또한 수원남부경찰서 주지강 경장은 인도네시아, 수원중부경찰서 이정욱 경장은 중국 출신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