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6일 서울 역삼동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김효준<사진> 사장은 BMW코리아의 역할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원론적 얘기라 해도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기업시민의식을 언급하는 것은 드문 일은 아니다. 그러나 김 사장의 당시 발언은 의미가 남달랐다. 수입차업계 CEO 중 유일하게 대한상의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김 사장은 회사의 달라진 위상을 대내외에 보여줬다.
국내 수입차 판매 1위인 BMW코리아는 이제 국내 여느 중견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장했다. BMW코리아의 작년 매출은 1조9068억원이다.
회사가 성장한 만큼 재계에서의 김 사장의 보폭은 넓어지고 있다. 김 사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영원에서 운영하는 ‘최고경영자과정’의 강사로 나선다. 오는 9월부터 내년 2월까지 운영되는 전경련 최고경영자과정에서 김 사장은 ‘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강연한다.
김 사장은 이전에도 전경련이 주최하는 대학생 관련 행사에 강연자로 나선 적이 있다. 하지만 그가 1980년 개설된 최고경영자과정의 강사로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사장 외에도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 민계식 전 현대중공업 회장,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임정택 듀폰코리아 대표 등이 강사로 참여한다.
김 사장의 다음 행보는 전경련 가입이 될 전망이다. BMW코리아는 내년 초 전경련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수입차업체 중 전경련 회원사인 곳은 볼보그룹코리아가 유일하다. 여기에 BMW코리아가 추가로 가입하면 수입차업체와 국내 재계의 교류는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BMW코리아 외에도 전경련의 문을 두드리려는 수입차업체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BMW코리아를 비롯해 수입차업체들이 경제단체와 접점을 넓히려는 속내는 뭘까. 이는 국내에서 판매량과 매출이 크게 늘면서 최근 여러가지 이해관계에 얽히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수입차협회가 있지만 업계의 입장을 대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의 후문이다.
수입차업체는 지난해 가격담합 의혹으로 사정당국의 조사를 받았을 뿐 아니라 청문회 증인으로도 출석했다. 최근에는 국내 완성차업체가 한 번도 부과받은 적이 없는 연비과다 표시 과징금까지 부과받았다. 여기에 수입차업체 딜러들이 노조를 잇따라 결성하고 있는 것도 또 하나의 걱정거리로 떠오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