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로 촉발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미국 대법원은 자국 헤지펀드를 상대로 아르헨티나가 제기했던 채무재조정 신청을 각하했다.
이에 대해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자국 방송에 출연해 “만일 미국 법원 판결대로 약 15억 달러(약 1조5300억원)를 헤지펀드들에 지불하면 추가로 150억 달러 규모의 채무를 갚아야 한다”며 “이는 현재 외환보유고의 절반 이상에 달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005년과 2010년 채무재조정에 동의했던 채권자들도 더 좋은 조건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채무재조정 합의에 따라 이달 말까지 채권자들에 9억 달러를 상환하는 등 합의를 지킬 것”이라며 “헤지펀드들도 채무재조정에 합의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앞서 아르헨티나는 지난 2001년 약 1000억 달러 규모 디폴트를 선언했다. 그 가운데 약 93%에 대해서는 채권자들이 채무상각(헤어컷)에 동의했다. 또 아르헨티나와 국제채권단 그룹인 ‘파리클럽’은 지난달 남아있는 채무에 대해서도 앞으로 5~7년 사이에 분할 상환한다는 방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NML캐피털 등 일부 헤지펀드들은 이를 따르지 않고 채무를 갚으라고 독촉했다. 이들 헤지펀드는 아르헨티나 국채가 디폴트가 난 이후 다른 채권자로부터 부도 국채를 매입하고 나서 아르헨티나에 상환을 요구해왔다.
미국 법원에 따라 원고인 헤지펀드들은 자신들이 돈을 받기 전까지 아르헨티나 정부가 다른 채권자에 상환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 상환 만기가 이달 말까지여서 정부는 2주 안에 헤지펀드들과 합의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만일 합의에 실패하면 아르헨티나는 다시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