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동부하이텍 매각과 관련해 투자자에 인수의향을 타진하면서 동부그룹 구조조정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11일 금융권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공동 매각 주관사인 노무라증권은 다음주 중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동부하이텍의 인수 의향을 타진할 계획이다. 동부하이텍은 동부그룹의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제조) 계열사로, 지난해 11월 동부그룹이 3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발표하면서 매물로 나왔다.
동부하이텍 인수에 관심을 보인 곳은 국내외 재무적 투자자(FI) 등 3∼4개 펀드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하이텍 매각안내서(티저레터)는 국내외 20여개 업체에 발송됐지만, 인수 의향을 보인 투자자 중 LG나 SK하이닉스 같은 제조업 기반의 대기업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동부하이텍은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패키지 매각을 하는 방식을 추진하려 했다. 그러나 복수의 원매자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산업은행은 개별 매각으로 방향을 바꿨다.
업계 관계자는 “동부하이텍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제한적인 접촉을 하게 될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이뤄지는 예비입찰이 아닌 복수의 인수 희망자를 대상으로 의향을 확인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동부특수강과 동부제철 당진항만 인수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은행은 사모펀드(PEF)를 설립해 동부특수강과 당진항만 지분 100%를 각각 1100억원과 1500억원에 인수하기로 지난달 말 동부그룹과 합의했다.
동부특수강 매각에는 현대제철과 세아특수강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태성 세아베스틸 상무는 지난 10일 열린 ‘제15회 철의 날’ 행사에서 “동부특수강이 매물로 나왔기 때문에 세아특수강을 보유하고 있는 세아그룹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적극적인 인수의향을 밝히기도 했다.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당진발전에 대한 패키지 매각도 이르면 이번주 내에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실사 결과 검토를 2~3일 내로 마무리 짓고 인수의향 여부와 매각 가격 등을 결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