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입점에 사활을 걸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점차 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직접 판매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홈쇼핑이라는 새로운 영업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지난 12일부터 시작한 중소기업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1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홈앤쇼핑 입점 MD 1:1 상담회’에도 수십명의 중소기업인들이 몰려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현장에서 만난 중소기업 D사 대표는 “판로 확보가 너무 힘든 것이 현실이어서 홈쇼핑 MD 상담회가 열리면 입점하려는 중소기업들이 만사를 제쳐두고 살벌한 경쟁을 벌인다”고 말했다.
19일 홈앤쇼핑에 따르면 이 홈쇼핑의 지난해 연간 취급액은 1조1451억원으로 개국 첫해인 2012년(7070억원)과 비교할 때 1년만에 61.9% 증가했다. 홈앤쇼핑이 취급하는 상품 가운데 중소기업 비중은 약 80%다. 국내에 6개 홈쇼핑이 있지만 중소기업들의 수요는 여전히 높아 경쟁이 치열하다. 홈앤쇼핑 상품선정위원회가 입점 심사한 아이템도 올 4월까지 총 1100여개에 달한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샘플을 보고난 뒤 품질조사, 추가 조건 검토 등의 절차를 거쳐 홈쇼핑 론칭 여부를 결정한다”며 “다양한 경로로 입점을 신청하는 중소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실제 입점 신청업체는 수치보다 더 많다”고 말했다.
홈쇼핑은 다른 판로에 비해 집객력이 크다. 때문에 중소기업들의 성장 발판으로 주로 이용된다. 안마의자 렌털 중소기업인 바디프랜드 역시 2010년 4월 CJ홈쇼핑 론칭을 통해 전년 대비 매출이 3배 급증하며 업계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도 홈쇼핑을 “회사의 성공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홈쇼핑에 입점하는 것은 중소기업들의 기대보다 쉽지 않다. 스펙변경 유연성, 브랜드 인지도, 시즌적합성, 가격경쟁력 등 다양한 평가에서 합격점을 받아야 하기 때문. 홈앤쇼핑 상품3팀 이성보 MD는 “고객들이 직접 제품을 받았을 때 만족감을 나타낼 정도의 완성도가 있어야 한다”며 “문제점을 개선해 다시 제안을 유도하는 등 컨설팅도 함께 진행하고 있지만 입점이 까다로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입점에 성공해도 비싼 수수료는 중소기업들에게 압박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6개 홈쇼핑들의 계약 수수료는 34.4%로 나타났다. 여기에 매출에 상관없이 일정 수수료를 내는 정액제도 중소기업들의 애로사항 중 하나다.
중소기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 판로지원을 위해 정률제(매출에 따라 수수료가 달라지는 방식)의 적용을 확대해야 한다”며 “또 최근 롯데홈쇼핑의 사례에서 나타난 홈쇼핑과 기업들의 갑을관계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