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 “‘역린’, 해병대 훈련보다 힘들었다” [스타인터뷰②]

입력 2014-05-1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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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올댓시네마)

현빈은 해병대 출신이다. 혹독한 훈련, 군기로 유명한 해병대에서 현빈은 누구보다 연기를 갈망해왔다. ‘역린’은 현빈이 가진 연기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시켜줬다. “하루 3시간 밖에 못잤다”는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며 현빈은 “해병대 훈련보다 더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역린’은 개봉 일정이 잡혀 있었기 때문에 그 안에 촬영을 끝내야 했다. 등근육을 만들기 위해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하루 꼬박 촬영하고 2~3시간 자고 일어나 운동을 하고, 촬영에 들어갔다. 한 달 반 동안 소금, 설탕 등 양념이 된 음식을 먹지 못했다. 정말 예민해졌지만 연기를 워낙 갈구하고 있었던 상황이라 버틸 수 있었다. 그래서 힘들게 느껴지기보다 연기할 수 있는 상황이 좋았다. 그렇기 때문에 300만이 아직 목마르다고 말한 것 같다.”

힘들었던 순간 현빈에게 힘이 된 것은 선배 연기자 정재영, 박성웅 등이었다. 자타공인 연기파 배우들은 현빈에게 좋은 선생님이자 동료였다.

“가장 많은 장면을 같이 찍은 분은 정재영 선배와 박성웅 선배이다. 두 분은 지금도 먼저 나서서 챙겨준다. 첫 촬영 때 선배들에게 ‘잘 빌붙어 가겠다’고 말했더니 ‘우리가 빌붙겠다’고 하더라. 그 정도로 편하게 대해줬다. 그러다보니 리허설에서 대사 한 번 맞춰보고 바로 슛 들어가서 촬영을 끝낼 정도였다. 어떻게 보면 내가 해야 할 역할인데 먼저 배려해줘서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인복이 있었다. 이재규 감독도 순수하고 착한 사람이었다. 화 한 번 낸 적 없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3월 제대 후 중화권 팬미팅에 나섰고, 바로 ‘역린’을 선택해 촬영한 현빈에게 휴식은 사치였다. 군대란 공백기는 그가 대중 앞에 서기까지 3년이란 시간을 보내게 했지만 정작 현빈 자신은 입대 후 지금까지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냈다. “영화 스케줄이 끝나면 여행을 가고 싶다”고 말하는 현빈은 한창 연애할 나이지만 아직도 솔로다.

“여자친구는 없다.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은 핑계이고, 점점 연애하기 힘들어진다. 나를 어떤 시선으로 보는지도 궁금하고, 그 다음 일도 생각해야 한다. 또 성격상 이 곳 저 곳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기보다 항상 보는 사람만 만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힘들다. 쉬운 일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공적인 부분과 사적인 부분이 안 겹쳤으면 한다. 신비주의가 아니라 작품을 통해 보여드리는 것이 맞다. 모두 오픈하면 나에 대한 흥미가 없어질 것이다.”

현빈은 ‘역린’을 통해 배우가 됐다. 과거 ‘스타’였던 현빈은 점차 ‘배우’의 옷을 입고 있다. 정조의 수염과 곤룡포는 현빈이란 배우의 역량을 입증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솔직히 스타와 배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다. 신인 때는 ‘스타가 되고 싶나, 배우가 되고 싶나?’란 질문도 많이 받았는데 굳이 따지자면 젊은 나이에 스타가 되라고 말하고 싶다. 경험은 따라갈 수가 없다. 내가 아무리 연기를 잘한다고 해도 선배들의 연기를 따라잡을 수 없다. 스타가 되면 많은 작품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그 길을 노력해서 걷는다면 나중에는 이병헌, 장동건 선배 같은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사진 = 올댓시네마)

현빈이 속한 박중훈, 장동건, 주진모, 김수로, 황정민, 차태현과 함께 한 남자 배우 모임은 화려한 멤버 구성으로 항상 장안의 화제다.

“아직도 내가 막내라 좋은 동생 배우들을 빨리 보고 싶다. 내가 군에 있을 때는 차태현 선배가 막내였다. 박중훈 선배 등 모든 분들이 ‘역린’을 재밌게 봐줬다. ‘고생했다. 잘했다’고 격려해줬다. 특히 안길강 선배가 ‘정말 재밌었다’고 하더라.”

현빈의 배우 행보는 이제 시작이다. 그의 필모그래피는 입대 전의 ‘시크릿 가든’과 입대 후의 ‘역린’으로 명확히 갈린다. 배우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마련한 현빈은 아직도 보여줄 것이 많다.

“나도 날 잘 몰라. 작품하면서 나도 내 자신을 찾는다. 매번 캐릭터를 표현할 때 실제 내 성격이나 말투를 가져다 쓴다. 어떤 캐릭터는 나의 성격 중 ‘1’이란 부분이 보여지고, 어떤 작품에서는 ‘2’라는 부분이 많이 보여진다. 내 성격이 전혀 반영 안 된 작품은 ‘나는 행복합니다’ 밖에 없었다(웃음). 내가 가진 것을 하나 하나 꺼내 쓰면서 작품을 통해 나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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