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경기부양적 통화정책을 펼 수 있음을 시사했다.
드라기 총재는 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례 통화정책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갖고 “집행이사회가 안정적으로 행동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음달 (지표 등) 전망치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CB 위원들은 비전통적인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사실상 6월에 경기부양책을 쓸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프레데릭 두크로젯 크레디아그리콜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선제적 발언에서 드라기 총재가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더 시간을 끌지 않고 행동을 통해 우리를 놀라게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ECB가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 조치를 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또 유로화가 최근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환율 상승과 저물가가 심각한 상황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런던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1.40달러에 육박하면서 2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ECB는 이날 기준금리를 현행 0.25%로 동결했다. 이로써 ECB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린 뒤 6개월째 금리를 동결한 셈이 됐다.
ECB는 익일물 예금금리는 0.00%, 한계대출금리는 0.75%로 유지했다.
이날 금리 동결은 시장의 예상과 일치하는 것이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에 대해 주식시장은 강세로 반응했다. 런던증시 FTSE100지수가 0.63% 올랐고 프랑크푸르트증시와 파리증시 역시 1% 내외의 상승폭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