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새누리당 경선에 나선 친박(친박근혜)계 후보들이 줄탈락 위기에 놓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68.5%까지 치솟으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이는 ‘인물’을 중시하는 지방선거 특성 때문인데, 뜬금없이 나타난 ‘낙하산 후보’에 대한 반발 심리도 상당부분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특히 14일 경남지사 경선 결과 조직에서 열세였던 홍준표 현 지사가 친박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박완수 전 창원시장을 국민투표와 여론조사 등에서 크게 앞서면서 후보로 확정돼 다른 지역 경선 분위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부산시장 경선의 경우 친박 핵심으로, 당 사무총장을 지낸 서병수 의원이 일찌감치 터를 닦고 경선에 뛰어들었지만 지지율에서 권철현 전 주일대사에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1~12일 부산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4.4%p)결과, 새누리당 후보 지지도에서 서 의원은 18.8%를 기록, 23.8%를 얻은 권 전 대사에 5%포인트나 뒤졌다.
무소속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의 양자 대결에서는 권 의원이 52.4%대 36.6%로 오 전 장관을 크게 앞서는 반면 서 의원은 (45.8% 대 42.4%)로 오 전 장관과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에선 김황식 전 총리가 정몽준 의원을 상대로 고전 중이다. 새누리당 후보 적합도에서 정 의원 42.4%, 김 전 총리 15.6%로 두 배 이상의 격차로 정 의원이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새정치연합 박원순 시장과의 양자대결에서도 정 의원은 48.5%로 박 시장(45.5%)보다 3%포인트 앞섰지만, 박 시장과 김 전 총리가 맞설 경우엔 50.5%대 39.2%로 박 시장이 11.3%포인트나 우세한 것으로 나왔다.
인천시장 경선도 안개 속이다. 당초 출마 때까지 만해도 박근혜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후보가 크게 선전하는 듯 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안상수 전 인천시장 쪽으로 여론이 차츰 기우는 모양새다. 새누리당 후보 적합도에선 유 전 장관이 33.2%로, 29.6%를 얻은 안 전 시장을 근소하게 앞섰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인천시장과의 가상대결에선 안 전 시장의 경쟁력이 미세하게나마 높았다.(송영길 43.8%, 유정복 42.0%-송영길 43.9%, 안상수 42.5%)
이외에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 경선에서 친박 서상기·조원진 의원이 권영진 전 의원, 이재만 전 동구청장 등과 각축전을 벌이고 있으며, 강원에선 친박 정창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이광준 전 춘천시장,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 등과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