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파견돼 근무하다가 비위 등 구설수에 연루돼 원래의 소속 부처로 돌아간 전직 행정관들이 복귀 후 별다른 불이익을 받지 않아 ‘봐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오히려 이들은 소속부처 복귀 후 청와대 파견내용을 공로로 주요 보직을 꿰찼다.
3일 청와대와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팀의 내부감찰에 비위가 적발돼 원대복귀 명령을 받은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국세청 등 부처소속 공무원 4명이 복귀 후 별다른 징계를 받지 않았다.
비위 내용을 보면 국무조정실 소속 3급 A씨는 법인카드의 사적인 사용, 직장 무단 이탈, 공무원 품위 손상 등이 문제가 돼 원대복귀했다. 금융위원회 출신 B씨도 보험사, 증권사, 법무법인 등 다양한 직무관련자들로부터 170만 원 가량의 티켓과 상품권 선물을 받고, 골프를 쳤다. 기재부 출신 C씨는 모 전자업체 간부와 만나 식사대접과 함께 ‘BH(청와대)근무 축하’ 명목으로10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았고 다른 대기업에서도 1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았다.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던 국세청 직원 D씨도 향응 수수, 접대 골프, 직무 외 대외 활동 등이 문제가 됐다.
하지만 이들은 ‘비리 공무원’이라는 꼬리표를 달고도 현재 원래 소속 부처에서 별도의 처분 없이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있다. 3급인 A씨는 국장급 발령을 받았고 4급인 B씨와 C씨도 각각 주요 과장 보직을 발령받았다. 5급인 D씨도 과장급 자리에 발령됐다. 한 부처 관계자는 “청와대에 파견 나갔다가 중도에 복귀하는 것 자체가 징벌의 성격이 강하고 비위 금액도 비교적 크지 않아 복귀 후 별도의 징계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원대복귀만으로 징계를 대신한 것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의견과 함께 ‘봐주기’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무원 기강을 특히 강조하던 시기에 적발된 비위행위에 별도의 조치가 뒤따르지 않은 것은 청와대의 의지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는 의견도 함께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