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송현동에 사는 최모(50)씨는 지난 4일 오전 버스 승차권을 찾으려고 주머니를 뒤지다가 현금 128만원이 없어진 사실을 알았다.
잃어버린 현금은 최씨가 오는 8일 수술을 받는 동생을 위해 부지런히 모아온 돈으로 작은 명함지갑에 5만원권을 중심으로 반쯤 접어 끼워둔 것이었다. 그런데 명함지갑은 주머니에 그대로 있었지만 거기에 끼워둔 현금만 몽땅 없어진 것이다.
최씨는 지난 3일 오후 대구지하철 2호선 범어역에서 지하철을 타기 직전 ‘현금을 잃어버린 주인을 찾는다’는 안내방송을 들은 일을 기억해냈다.
당시 지하철 승차권을 발급받으려고 명함지갑에 꽂힌 장애인 복지카드를 빼내다가 아마도 지폐 뭉치를 떨어뜨렸을 것이고, 안내방송에서 찾던 분실물의 주인이 자신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든 것이다.
지하철역에 전화하니 역무원이 현금을 주운 일이 있었고 최씨가 잃어버린 액수나 정황이 일치, 마침내 잃어버린 돈을 고스란히 찾을 수 있었다.
최씨는 “몸이 불편하고 생활이 어려운 형편에 그 돈을 모조리 잃어버렸다면 동생 수술비를 어찌 감당했을지 모를 일”이라며 “어려운 사람의 돈을 주워서 돌려준 역무원이 너무나 고맙다”고 말했다.
이에 최씨의 돈을 찾아준 범어역 직원 남승희(45) 대리는 “누가 돈을 주웠든지 간에 다들 그렇게 돌려 드리려 애썼을 것”이라며 “제때 주인을 찾아서 다행일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