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털 업계가 본업인 할부금융시장의 경쟁이 심화되자 오토론 등 일반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캐피털사들의 주요 먹을거리였던 할부금융업에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뛰어난 카드사들이 진출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할부금융업은 자동차할부 시장과 주택할부, 전자제품 등 일반할부로 나뉜다. 이 중 주택할부는 은행에 빼앗겼고 일반할부 시장도 신용카드의 한도 상향으로 인해 카드사 할부 구매력이 높아진 상황이다.
할부금융 만으로 영업이 어려워진 시장 구조 탓에 캐피털사들은 꾸준히 수요가 있는 자동차 금융, 특히 ‘오토론(자동차 대출 상품)’ 취급을 늘리고 있다.
오토론은 자동차 제조사와 금융사, 고객이 3자 계약을 맺는 자동차 할부 금융과 달리 금융사가 제조사를 끼지 않고 고객과 직접 계약을 하는 양자계약이다.
금융사 회계 방식과 제조사와의 정산 방식이 다를 뿐 소비자 입장에서는 할부 거래와 대출 거래를 구분하기 쉽지 않다.
2012년 캐피탈사들의 오토론 실적(취급액)은 12조1278억원으로 전년 11조1564억원에 비해 9714억원 늘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본업 비율’ 규제 탓에 녹록치 않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제17조에 따르면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오토론 등 대출업무로 인해 발생한 채권의 분기 중 평균 잔액이 본업(할부ㆍ리스)으로 인해 발생한 채권의 평균 잔액을 넘으면 안 된다.
현대캐피탈은 최근 부대업무 비중이 본업 비중을 초과했다며 금융감독원에 자진 신고해 기관경고와 과징금 1억원의 중징계를 받았다.
현대캐피탈의 본업 채권 평균 잔액은 지난해 2분기 7조627억인 반면 같은 기간 대출 채권 평균잔액은 9조2425억원으로 약 30.9% 초과했다.
아주캐피탈은 본업 비율 기준을 넘지 않았지만 오토론 취급 실적이 지난해 6월말 기준 47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0억원 가량 늘었다.
업계는 오토론을 일반 대출과는 달리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대출 상품과 달리 안정화된 채권으로 연체로 인한 부실률이 매우 적다는 것이다. 건전성 차원의 규제라면 용도가 정해지지 않은 일반 대출과 달리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토론 시장에 금리를 낮춘 은행이 진입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캐피털사들은 본업 비율 규제로 인해 오토론 수요가 있어도 늘리지 못하고 있어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