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전설’이 된 김연아는 20일 오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 다시 섰다. 그녀는 쇼트프로그램에서 무결점 연기를 펼치며 합계 74.92점(기술점수 39.03, 예술점수 35.89)으로 1위를 기록, 여왕의 귀환을 알렸다. 마지막 올림픽을 은메달로 장식한 ‘퀸’ 김연아의 탄생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뒷받침됐다.
김연아의 가장 큰 조력자이자 동반자는 어머니 박미희씨이다. 지금의 김연아가 있기까지는 어머니의 헌신적인 뒷바라지가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연아의 어머니는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무서운 코치였다. 만 6세 때 어머니를 따라 과천의 아이스링크장에 간 김연아는 평생 어머니와 함께 스케이트를 탔다. 김연아는 어머니를 회상하며 “엄마와 싸우고 서운했던 적도 있지만 엄마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연아에게 ‘여왕’이란 칭호를 완성하게 해준 것은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여기에는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이 있었다. 올림픽에서 은메달만 획득한 오서 코치는 자신의 꿈을 위해 누구보다 진정성 있게 김연아를 지도했다.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은 김연아를 웃게 했다. 김연아는 윌슨을 만난 후 풍부한 표정연기를 펼쳤다. 윌슨은 “김연아는 무표정일 때 화난 것처럼 보였다. 그녀가 웃는 것이 내 목표였다”고 말했다. 김연아의 내성적인 성격은 윌슨을 통해 완전히 바뀌며 표현력으로 승화됐다.
이 외에도 동생을 위해 음대 진학을 포기한 친언니, ‘부상병동’ 김연아의 곁을 수년간 지켜온 주치의 조성연 원장, 김연아의 정식적인 지도자 SBS 방상아 해설위원, 그녀의 모교 군포 수리고의 선생님과 친구들, 초등학교 김연아를 지도한 신혜숙 코치 등 김연아의 성장과정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힘을 불어 넣어주었다. 변변한 장비는 물론 제대로 된 전용 아이스링크장 하나 없는 국내에서 김연아 같은 선수가 나온 것은 기적이라고 말한다. 김연아의 시작은 누구보다 힘들었을 것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뼈를 깎는 노력으로 자신을 갈고 닦은 김연아는 조력자들을 만나며 ‘행복한 스케이터’가 됐고 세계 피겨사에 한획을 긋는 피겨여왕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