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대비 엔 가치가 현재 100엔대에서 교착 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다이와종합연구소는 현재 달러ㆍ엔 환율이 실질적으로 80년대 플라자 합의 직전과 같은 엔저 성향을 보이고 있으며 결국은 엔고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고 17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플라자 합의는 지난 1985년 9월 주요 5국(G5)이 달러 강세를 완화하려는 목적으로 맺은 합의다. 플라자 합의 이후 엔 가치가 급속히 올라 일본 경제 거품을 부추기기도 했다.
다이와연구소는 “앞으로 5년 정도는 완만한 엔 약세가 지속될 것이지만 이후 다시 엔고로 돌아서서 오는 2020년에는 89엔대, 2023년에는 85엔까지 엔 가치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근거로 다이와는 인플레이션 격차를 먼저 들었다. 인플레이션이 높은 국가가 상대 국가에 비해 장기적으로 실질 구매력과 통화 가치가 떨어지는 현상을 인플레이션 격차라고 부른다.
미국과 일본의 지난 20년 간 기업물가를 비교해보면 평균적으로 미국이 일본을 2%포인트 웃돌았으며 앞으로 10년간 이런 추세가 이어져 엔고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다이와연구소는 전망했다.
또 다이와연구소는 중장기적으로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축소돼 엔 강세ㆍ달러 약세로의 회귀를 이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의 점진적 축소) 영향과 기준금리 인상 전망 등으로 오는 2017년까지는 미국 금리가 일본보다 빠르게 오를 전망이다.
그러나 2018년 이후에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주춤한 반면 일본은 양적완화 축소 등으로 금리가 올라 양국의 금리 차이가 줄어들 것이라고 다이와는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섰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엔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류코쿠대의 다케나카 쇼지 교수는 “무역과 경상수지는 환율을 결정하는 다양한 요인 중 하나에 불과하다”며 “실제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1990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계속 확대됐으나 미국 달러 가치는 상승세를 지속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제조업체들이 엔 약세 장기화를 예상해 국내 생산으로 돌아서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 기타노 이치 바클레이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이런 움직임은 과거 사례를 비추어보면 엔고로 돌아가기 직전의 전조일 수 있다”며 “지난 2006~2007년 파나소닉과 샤프 등 전자업체가 엔 약세 장기화를 노려 국내 생산으로 복귀했으나 이후 엔 가치가 다시 오르면서 이런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