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8일 새누리당 상임고문단 3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전날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240여명과 만찬을 갖고 지난 3일 여야 대표와 신년 인사회를 겸한 오찬을 가진 데 이어 정치권 주요 인사와의 식사만 벌써 세 번째다.
박 대통령이 이처럼 ‘식사정치’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정국 구상을 공유하고 이해를 구하고 동시에 ‘소통’ 노력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박 대통령은 만찬에서 “경제정책이든 통일정책이든 모든 게 국민의 이해와 공감을 이뤄야 효력이 난다”며 “그러한 노력을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계속되는 불통 논란에 국민과의 소통 의지를 다시 한 번 피력한 셈이다.
일각에선 집권 2년차 국정운영이 탄력을 받기 위해선 새누리당 내 결집이 중요한 과제라고 판단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동안 정부정책을 두고 당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면서 야당과의 협상에서도 차질이 있었다는 판단이 깔린 것이다.
또 국정과제와 직결된 법안이 산적한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있는데다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대통령의 선거중립 의무상 이런 대규모 식사자리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도 연초부터 식사 일정이 잇달아 잡힌 이유라는 게 당의 설명이다.
한편 박 대통령은 “경제가 조금씩 (회복의) 싹이 보이는 것 같으니 그 싹을 틔워서 꽃을 피우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그 바탕 위에서 평화통일을 이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정상의 정상화, 창조경제, 경제 3개년 계획 등을 반드시 달성하겠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국정 운영을 잘할 테니 원로들도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참석한 고문을 일일이 소개한 뒤 원로들의 고견을 꼼꼼히 메모하기도 했다. 중식과 양식에 와인을 곁들여 2시간 30분 가량 이어진 만찬장에선 “이기자”(이런 기회를 자주 갖자)를 건배사로 제의하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특임장관과 같은 역할을 했던 정무장관제 부활이나 야당 출신 원로정치인 만찬 추진 같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소통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소통을 마치 대통령 혼자 하는 것처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소통은 쌍방의 행위”라며 “자기가 주장했는데 상대방이 듣지 않았다고 해서 소통이 안 된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야당의 자세를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