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선수는 위기에 몰리면 더 세게 던지려고 하지만, 나는 더 정확하게 던지려고 한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빛낸 투수 그레그 매덕스(48)가 남긴 유명한 말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탁월한 제구력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매덕스의 명예의전당 만장일치 입회가 무산됐다. 그가 금지 약물이 범람하던 시대에서 뛰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놀랍게도 매덕스는 금지 약물을 복용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의 투표 결과 발표 전날인 8일(한국시간) MLB닷컴에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구단을 취재하는 기자 켄 커닉은 자신이 매덕스에게 표를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거닉은 개인당 10명까지 투표할 수 있는 투표권 중 “오직 잭 모리스 1명만 찍었다”고 했다.
그는 “나머지 후보들은 금지 약물이 범람한 시기에 뛴 선수”라며 폄하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매덕스는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 라파엘 팔메이로, 배리 본즈, 로저 클레멘스 등 약물 사용을 직간접으로 사용한 이들과 동시대에 뛰었다는 이유로 거닉의 투표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맥과이어, 소사, 팔메이로, 본즈 등은 4명은 모두 타자이기에 이들의 금지 약물 복용은 투수인 매덕스의 활약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 때문에 일부에선 거닉이 밝힌 이유가 다소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사상 첫 명예의 전당 만장일치 입회 가능성도 없어졌다. 100% 득표율을 놓친 매덕스는 1992년 톰 시버가 남긴 역대 최고 득표율(98.84%) 경신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