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관련 펀드가 32년 만에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 관련 주요 상장지수상품(ETP) 14개가 보유한 금 규모는 올들어 31% 감소해 1813.7t를 기록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는 지난 2003년 ETP 출범 이후 처음으로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자산 가치로는 695억 달러(약 73조1835억원)가 감소했다. 통신은 금값이 연 기준으로 32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하며 금 관련 ETP 시장에도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가 11명의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이들 ETP업계의 금 보유 규모는 2014년에 311t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투자자들이 지난해 ETP에 투자한 규모는 148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시장은 지난 2001년부터 12년 동안 강세장을 연출했으나 올들어 인플레이션 압박이 완화하면서 지난 4월 약세장에 진입했다.
금값은 온스당 1921.15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지난 2011년 9월 이후 지난 13일까지 36%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매월 850억 달러 규모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조만간 축소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금값 하락을 부추겼다.
미국 경제가 탄탄한 회복세를 보여주며 연준의 조기 양적완화 축소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연준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3.6%를 기록해 지난 1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11월 실업률은 7%로 5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한편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은 1% 수준에 그치면서 인플레이션 압박이 완화하고 있다.
그동안 대표적인 금 강세론자였던 존 폴슨 폴슨앤컴퍼니 최고투자책임자(CIO) 역시 지난 달 금에 더이상 투자하지 않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로빈 바르 소시에테제네랄 애널리스트는 “지난 12년 동안 금값을 지지했던 요인들이 최근 사라지기 시작했다”면서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내년 매도세가 유입되면서 금값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그룹은 지난 10월 금 매도세를 ‘슬램덩크’ 라고 표현하고 내년에도 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가 14년의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조사한 내년 평균 금값은 온스당 1216달러로 지난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홀딩스 회장을 비롯해 투자자들의 ETP 매각 규모는 올들어 800t을 넘었다. 이는 지난 3년 간의 총 매입 규모를 웃도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