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관련 펀드가 32년 만에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 관련 주요 상장지수상품(ETP) 14개가 보유한 금 규모는 올들어 31% 감소해 1813.7t를 기록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는 지난 2003년 ETP 출범 이후 처음으로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자산 가치로는 695억 달러가 감소했다. 통신은 금값이 연 기준으로 32년 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진 것이 금 관련 ETP 시장에도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가 11명의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내년에는 이들 ETP업계의 금 보유 규모는 311t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투자자들이 지난해 ETP에 투자한 규모는 148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시장은 지난 2001년부터 12년 동안 강세장을 연출했으나 올들어 인플레이션 압박이 완화하면서 지난 4월 약세장에 진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매월 850억 달러 규모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조만간 축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금값의 하락을 부추겼다.
그동안 대표적인 금 강세론자였던 존 폴슨 폴슨앤컴퍼니 최고투자책임자(CIO) 역시 지난 달 금에 더이상 투자하지 않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로빈 바르 소시에테제네랄 애널리스트는 “지난 12년 동안 금값을 지지했던 요인들이 최근 사라지기 시작했다”면서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내년 매도세가 유입되면서 금값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