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상장된 상장사 중 부채비율이 높은 상위 20개사 중 절반에 가까운 9개사 건설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위 5곳 중 4곳이 건설사로 극심한 건설업계의 불황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평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결산 기준 동양건설산업의 부채비율이 7595.51%로 국내 상장사 중 가장 높은 부채비율을 보였다. 특히 이 회사는 부채비율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327.23%포인트 급증했다.
이어 삼부토건(2745.80%), 신세계건설(1566.25%), 삼호(1231.36%) 등이 전체 부채비율 상위 3~5위로 뒤를 이었고 삼부토건과 신세계 건설은 전년동기 대비 1300%P 이상 오르며 역시 4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이외에도 고려개발(658.95%), 동부건설(578.25%), 삼성엔지니어링(578.06%), 코오롱글로벌(469.05%), 진흥기업(466.03%) 등도 부채비율 상위 20개사에 오르며 건설사들이 대거 부채비율 상위권에 자리했다.
사실 건설사들의 부채비율이 높은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2008년 글로벌 경기침에 이후 극심한 불황에 신음하고 있는 국내 건설사들은 주력 돈줄이던 주택시장마저 얼어붙으며 자연스레 부채비율이 올라갔다.
하지만 문제는 부채비율 상위권 이름에 건설사들이 돌아가면서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 상위 5곳에 포함된 건설사는 삼부토건, 삼호, 동양건설산업, 삼환기업 등이었다.
올 들어서는 삼환기업이 빠진 자리를 상반기에는 금호산업이, 3분기 말에는 신세계건설이 대신하고 있다. 때문에 해당 건설사들을 비롯한 나머지 건설사들도 자산 매각, 유상증자 등을 통해 부채율 낮추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건설사들의 경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부채는 해당 건설사의 부채비율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어 만약 분양이 저조할 경우 부도위험이 커지게 된다. 즉 건설사들의 부채비율 위험이 지표로 나타난 것보다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부채비율 산정방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 건설사 채권단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업황이 워낙 좋지 않아 쉽지 않다”면서 “다만 제도적으로 업종의 특성을 고려한 부채비율 산정방식을 만들어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