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그 효과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지만, 내년에는 상당한 변화를 보일 전망이다. 일본 기업이 아베 총리의 정책에 호응, 대규모 투자·고용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25일 이투데이와 일본 나고야 토요타 산업기술박물관에서 단독 인터뷰를 한 유치야마다 타케시 게이단렌(經團連) 부회장은 “일본 기업들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아베 총리가 경기 활성화를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을 내놨다”며 “내년부터는 기업이 정부 정책을 적극 실천에 옮길 차례다”라고 강조했다.
게이단렌은 한국의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같은 성격의 단체로 지난 1946년 설립됐다. 토요타, 히타치 등 1300여개의 기업과 170여개의 지역경제단체가 회원이다. 현 정부인 자민당과는 과거부터 정책 협조를 해왔다.
유치야마다 부회장은 일본 경기를 긍정적으로 봤다. 그는 “일본이 1년 전과는 상당히 많이 바뀌었다”며 “아베 총리의 정책으로 인해 기업과 국민들의 경기개선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진단했다.
게이단렌의 주도로 일본 기업은 내년 임금인상과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아베 정부는 내년 소비세를 인상하는 대신 법인세 실효세율은 38%에서 36%대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신 일본기업에 임금인상과 투자를 주문하고 있다. 이에 토요타와 히타치 등 일본 대표기업들은 “내년 초 임금인상을 검토하겠다”며 아베 정부에 적극 화답한 상황이다. 이들 기업이 내년 임금을 인상하면 2008년 이후 6년 만이다.
유치야마다 부회장은 “정부 정책의 실천은 어디까지나 기업의 몫”이라며 “정부 정책과 기업의 행동이 상호작용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봤다.
일본기업과 한국기업의 글로벌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베 정부의 엔저(엔화약세) 정책을 등에 업은 일본기업들이 투자를 늘리며 글로벌 공략을 강화하면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와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토요타는 올해 회계연도의 순이익 전망치를 지난해보다 74% 개선된 1조6700엔(17조6000억원)으로 설정했다. 히타치와 파나소닉, 도시바 등 일본 전자업체들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유치야마다 부회장은 한·중·일 간의 경제관계 긴장감이 높아진 것에 대해서는 “중국과 한국의 경제단체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며 “이 밖에 전 세계 많은 국가와 협력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일본 정계와 기업의 움직임에 대해, 최수나 한림대 일본어학과 교수는 “아베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율이 높아 장기 집권도 예상되고 있다”며 “현지 기업 역시 정부의 정책에 적극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