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사, 호랑이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호랑이가 사육사를 물어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관람객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으나, 오전 이른 시간이어서 다른 피해는 없었다. 앞서 제주 동물원에서는 곰이 사육사를 물어 숨지게하는 등 동물원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예상된다. 특히 기온변화에 따른 스트레스, 활동량이 많아지는 계절적 요인도 일부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24일 서울대공원과 과천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서울대공원에서 수컷 시베리아호랑이(4)가 우리 밖의 통로 근처에 앉아있다가 다시 붙잡혔다.
통로를 지나면 공원 관람객들이 있는 곳으로 나갈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문제의 수컷 시베리아호랑이의 우리는 공원 내 여우사에 있다.
호랑이가 우리를 벗어난 걸 확인한 사육사들은 다시 우리 안으로 유도하는 작업을 하다가 사육사 심 모(52)씨가 호랑이에게 목을 물려 대동맥을 다쳤다. 심씨는 부근 한림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아직 의식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대공원 관계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불과 일주인 전에도 비슷한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17일 오전 9시 20분께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한 관광농원의 곰 우리에서 사육사 임모(78)씨가 반달가슴곰 2마리의 공격을 받고 숨졌다.
사고 발생 직후 경찰관 20여명이 긴급 출동, 38구경 권총 13발과 K2소총 4발 등 모두 17발을 쏴 이들 곰을 사살했다.
곰 2마리는 각각 2005년 태생으로 몸길이 1m 60㎝가량의 수컷과 1m 40㎝ 크기의 암컷 곰이다. 지난 2009년 제주도내 곰 사육농가가 기르던 외국 종을 이 관광농원이 관람용으로 구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숨진 임씨는 3년 전부터 이곳에서 곰 사육을 담당해 왔다. 경찰은 우리 안으로 들어가는 임시 사다리가 심하게 부서진 점 등으로 미뤄 임씨가 먹이를 주고 혼자 청소를 하려던 중 사다리에서 곰에게 끌려가 공격당한 것으로 보고 농원 관계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최근 이같은 동물에 의한 사육사가 공격을 받는 사례가 잇따르자 경찰과 소방당국이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이날 사육사를 공격한 호랑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호랑이 사육사 공격, 끔직한 일", "호랑이 사육사 공격, 방심하면 이런 사고가 더 많이 일어날 것", "호랑이 사육사 공격, 맹수는 맹수"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