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에세이] 장대높이뛰기의 매력

입력 2013-11-2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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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케 슈피겔부르크(Silke Spiegelburg) 독일 여자장대높이뛰기 선수

장대높이뛰기는 올림픽이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럽선수권대회 등 많은 대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기 종목이다. 단일 종목으로도 별도의 크고 작은 대회들이 실내, 실외를 가리지 않고 전세계적으로 정기적으로 치러질 정도다.

물론 이 종목이 오래 전부터 큰 인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때문에 나 역시 장대높이뛰기가 아닌 피겨스케이팅으로 선수를 시작했다. 3명의 오빠들 중 한 명과 짝을 이뤄 페어스케이팅을 시작했고 차후 장대높이뛰기 매력에 빠져 종목을 바꿨다.

장대높이뛰기는 동적인 운동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사실 적절하게 호흡을 가다듬어야 하고 도약하는 짧은 순간에 성공 여부가 좌우되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된다. 때문에 심리적인 부분 역시 매우 중요하다. 수직으로 도약하는 것은 단순히 체력이나 테크닉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끝없는 이미지 트레이닝과 반복된 연습을 통해 감을 익혀야 한다. 때문에 장대높이뛰기 선수들 중에는 조용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길 좋아하는 선수들이 많다. 여타 필드 종목 선수들 역시 비슷하다.

하지만 나는 활발하고 움직이는 것을 좋아한다. 새로운 종목이나 잘 모르는 종목을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스키처럼 활동량이 많은 운동을 좋아한다. 이런 성격이 장대높이뛰기에는 잘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달 사이에도 3~4개 대회를 서로 다른 나라에서 치르는 일정들이 내게는 그리 어렵지 않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연속 대회 출전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에도 정말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한국이나 중국, 일본 같은 나라들은 아마도 선수가 아니었다면 가보지 못했을 것이다.

비록 메달은 못 땄지만 평생의 꿈이었던 올림픽도 3번이나 출전했고 세계선수권에서도 금메달은 없지만 3번이나 출전했다. 런던올림픽에서 4위에 그친 것은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 이제 내 나이는 27살이다. 아직 더 오래 뛸 수 있는 나이지만 선수생활 이후의 삶도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현재 쾰른 대학교에서 건강경영학을 전공하며 운동과 병행하고 있다. 쉽진 않지만 선수 생활을 그만둔 뒤에도 지금처럼 즐거운 일들이 많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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