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과 동국제강의 재무구조개선과 사업재편이 난항을 겪고 있다. 재무구조를 개선하라는 채권단의 압박이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업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는 탓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부제철 당진제철소의 항만운영부문의 연내 매각이 어려울 전망이다. 동부제철은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오는 25일 당진항만운영부문을 분할해 연내에 매각, 최대 3300억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에 보고된 매수자와의 협상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 업황이 개선되지 않을 뿐더러 당진에 위치한 철강회사들이 최근 항만을 확장해 동부제철 당진항만운영부문의 가치를 저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가격 협상이 원활하지 않다”며 “당진항만 매각은 당초부터 채권단 일부에서 실현 가능성에 이견을 제기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부제철 관계자는 “당진항만은 전략적 투자 가치가 있어 12월 이후에 매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부제철은 재무구조개선 과정에서 주력 사업 부문이 축소될 우려도 낳고 있다. 산업은행은 최근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보유한 동부메탈 지분 39.5%를 동부하이텍의 보유 지분(31.3%)과 묶어서 매각할 것을 요구했다. 매각이 성사되면 동부그룹은 동부메탈의 경영권을 잃게 된다.
동국제강은 미래 사업전략을 놓고 고심 중이다. 일각에서는 동국제강이 현재 건설 중인 브라질 제철소의 준공이 2015년 말에서 2016년 말로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동국제강의 부채비율은 연결기준으로 2010년 말 201.5%에서 2011년 말 222.5%, 2012년 말 228.8%, 2013년 상반기 말 241.9%로 빠르게 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브라질 제철소 준공에는 모두 8000억원 가량이 필요한데 동국제강의 재무구조 상 예산 집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국제강 관계자는 “브라질 제철소 준공은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이어 “전체 투자금액의 80%가 이미 납입된 상태이기 때문에 오히려 준공시기를 늦추는 것이 재무상태를 더 악화시킨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