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청와대에서 피터 보저 로열 더치 셸 대표이사와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를 차례로 접견해 에너지 안보와 세계시장 전망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셸사가 세계적 에너지 기업이라는 점에서 보저 대표이사와의 만남은 안정적 에너지 공급 등 에너지 부분에서의 세일즈 외교 행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급변하는 에너지 수요에 대처하는 데에는 천연가스가 대안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모두가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찾고 있는 시점에서 시의적절하고 의미있는 논의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은 에너지 안보에 각별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며 “클린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에도 관심을 많이 갖고 있고, 이런 분야에서 셸과 한국가스공사가 파트너십을 갖고 협조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1차 에너지의 18%를 LNG(액화천연가스)가 차지하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셸사는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공급의 3%를 차지하는 중요 공급원인 셈이다.
현재 셸사는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세계 최초로 ‘해양부유식 액화플랜트’(Floating LNG Plant)를 건설하는 ‘호주 프렐류드(Prelude) LNG’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건설은 삼성중공업이 담당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전인 지난 2011년 4월 네덜란드 헤이그 소재 셸 본사를 방문, 호주 프렐류드 LNG 프로젝트에 대한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향후 셸의 다른 프로젝트에도 한국의 우수한 조선·플랜트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최초로 시도된 해양부유식 액화플랜트 건설은 자원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창조경제의 훌륭한 사례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최근 에너지 부문에서 원전의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환 중임을 고려해 대체 에너지 분야의 전문가이기도 한 보저 대표이사와 관련 내용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이어 서머스 교수를 접견한 자리에서는 “그동안 쓰신 글이나 인터뷰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며 “예를 들어 재정건전성도 중요하지만 어쨌든 경제성장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에 강점을 두고 말씀하신 것, 경제성장이 이를 해결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건전성을 잘 유지하면서 성장률을 높이려면 예를 들어 교육이나 과학기술, 공공 인프라 등에 투자해야 한다는 말씀도 상당히 공감이 갔다”고 덧붙였다.
서머스 교수는 지난 1998년 외환위기 과정에서 미국의 재무부 차관으로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그동안 진행한 네 차례의 세일즈 외교를 좀 더 구체화하는 일련의 행보들을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면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