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결혼 후 처음 맞는 명절인데 한복을 입어야겠지? 어떻게 입어야 예쁘게 잘 입었다는 소리를 들을까. 우리 시월드 좀 까다롭거든.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야.” 결혼한 지 6개월이 채 안 된 여성들이 커피숍에서 나누는 대화다.
달콤한 연휴가 이어지는 추석이 다가왔다. 추석을 맞아 한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명절에 한복을 차려입는 풍속은 많이 사라졌지만, 귀향길에 한복을 곱게 차려입는 사람들을 보면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특히 결혼 후 첫 명절을 맞이하는 새색시에게 한복은 챙겨야 할 필수품목 중 하나다. 한복은 단아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내 좋은 인상을 심어 주기에 좋은 아이템이기 때문. 나에게 어울리는 한복 스타일은 무엇일까. 2013 한복 트렌드를 알아봤다.
올해 한복은 패턴이 다양해지고 과감한 소재들이 사용됐다. 한복 소재로 사용하지 않던 레이스나 시스루로 포인트를 주거나 패턴을 넣어 복고풍의 분위기를 연출해내는 한복이 등장했다. 스란치마(치마 밑단에 금박이나 금직이 장식된 치마)가 주를 이루던 한복 치마에 화려한 변신이 시도됐다. 기존의 치마 위에 문양과 자수, 궁중 금박무늬를 넣어 고급스러움과 화사함을 동시에 강조했다. 한복의 색감에도 계절이나 개인의 취향을 반영해 변화가 일었다. 녹의홍상(초록색 저고리에 붉은 치마)의 전통적 한복 배색에서 벗어나 그라데이션 형태의 부드러운 색감을 사용하거나 입는 사람의 개성에 맞게 어울리는 컬러를 선택하는 등 색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전통한복의 불편한 점을 개선해 기능성과 활동성을 더한 것도 특징이다. 저고리의 소매통은 좁아지고 고름은 짧아졌다. 치마는 풍성하게 만들어 날씬해 보이면서 보다 활동성을 강조한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였다.
베틀 한복 오미경 디자이너는 “2013년 한복 트렌드는 다양한 패턴과 과감한 소재의 믹스라고 할 수 있다. 늘 익숙한 디자인과 색상으로 한복에 지루함을 느꼈던 분들에게 추천한다”며 “새로운 패턴이나 기존 한복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소재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단한복 박선이 디자이너는 “사람과 색감에는 궁합이 있다. 입는 사람의 개성에 맞게 어울리는 색의 한복이 유행에 민감하지 않고 오래 입을 수 있다”며 “지나친 액세서리 (귀걸이, 목걸이)는 자제하고, 노리개나 머리 뒤꽂이 정도로 포인트를 준다면 한층 멋이 살아난다”고 설명했다.
반면 여전히 전통적 한복을 선호하는 경향도 짙다. 한복이 갖고 있는 단아하고 차분한 느낌을 추구하는 것. 박술녀 한복 디자이너는 “단아한 느낌의 한복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눈이 부실 만큼 화려한 한복도 있지만, 이 부분을 조금 배제하고 한복의 단아함을 추구하고 싶다”며 “하절기에는 파스텔 컬러가 좋고, 동절기에는 짙은 색을 대비해 입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