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상황에 대비해 최근 실손의료보험의 가입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실손의료보험은 현재 가장 많이 판매되는 보험상품 중 하나로 지난해 4월 기준 전체 가입자 수가 30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보험사들의 손해율이 누적되면서 점차 보장내용이 축소·변경되거나 갱신보험료가 오르는 변화를 겪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특약형과 단독형의 구분이 없어지는 등 제도가 변경돼 가입 전 세부 내용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가입 전 이것부터 확인 =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기 전 먼저 가입 가능 여부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일부 항목을 제외한 질병, 상해에 대해 의료비 보장을 해 가입 시 건강상태가 좋지 못하다면 보장이 제한되거나 가입이 거절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나이에 따라 질병, 상해 위험률이 높아져 보험료도 비싸지기 때문에 비교적 건강하고 젊은 20~30대에 실손의료보험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효율적이며 보험료 또한 저렴하다.
받고 싶은 보장의 폭을 결정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월 1만~2만원 수준의 적은 보험료로 의료비 정도만 보장받아도 충분하다면 1만원대 단독형 실손의료보험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단 단독형 상품에는 사망·장애·암·뇌출혈 등의 진단금액이 빠져 있으므로 필요한 경우 별도의 보장성 보험을 추가로 가입해야 한다.
자기부담금은 10%와 20%로 선택할 수 있어 맞춤형으로 구성해야 한다. 자기부담금 20% 상품을 선택하면 보험료가 조금 내려가나 본인부담금이 커지는 단점이 있고, 10%의 상품은 반대로 보험료가 20%로 높은 반면 본인부담금이 적은 장단점이 있다.
또한 실제 지출한 병원비만큼만 보장하기 때문에 여러 개 가입했다고 하더라도 중복 보장이 안 된다. 따라서 기존에 가입한 보험이 있다면 실손 보장이 있는지 확인 후 추천 상품에 가입하는 게 좋다.
◇단독형 실손보험 잘나가네 = 올해 초 첫선을 보인 단독형 실손보험이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초기 실적은 저조했지만 지난 4월 제도 변경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연착륙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실손보험을 취급하는 10개 손보사의 단독형 실손보험 판매건수는 4만3699건에 달했다. 이는 수십만 건에 달하는 특약형 실손보험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나쁘지 않은 성과로 평가된다.
단독형은 건강보험 등에 특약 형태로 끼워 팔던 진단비, 입원비 등 의료실비를 보장하는 보험인 실손의료보험을 단독으로 떼어 판매하는 상품이다. 정부의 실손보험 개선 정책에 따라 올 1월부터 판매가 시작됐다.
특히 단독형은 제도 변경 이후 기존의 특약형과 같은 구조를 갖게 되면서 판매건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기존 특약형은 보장 기간이 100세까지였지만 제도 변경 이후 특약형과 단독형 모두 15년으로 바뀌었다. 보험료 갱신주기도 3년에서 1년으로 변경됐다.
두 상품 간 차이가 사라지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넓어졌다. 건강보험 등에 가입하지 않고도 1만원대의 보험료로 실손의료비를 보장받을 수 있게 돼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단독 실손보험 상품은 주로 손보사들의 판매가 두드러진다. 보장 내용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보험료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손보협회의 단독 실손상품 공시로 비교해 보면 손보사의 상품이 몇 천원 저렴하다. 이는 실손상품의 경우 손보사가 생보사보다 먼저 도입하면서 그간의 노하우가 약간 더 앞서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현대해상은 우리·국민·신한·하나 등 9개 시중은행에서 단독 실손보험 ‘무배당 실손의료보장보험(Hi1304)’을 판매 중이다. 이 회사는 7월 말까지 1만5563명의 가입자를 유치해 판매 선두를 달리고 있다.
‘무배당 삼성화재 실손의료비보험(1304.2)’을 판매 중인 삼성화재는 최근 온라인에서 단독 실손보험 판매를 시작했다. 기존 설계사 채널을 통해서만 판매했던 단독 실손보험보다 보험료가 4.2% 저렴하다. 이 밖에 동부화재 ‘무배당 프로미라이프 실손의료비보험 기본납입형(1304)’, LIG손해보험 ‘무배당 LIG실손의료비보장보험(L13.04)’, 메리츠화재 ‘무배당 메리츠 실손의료비보험1304’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