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막대한 부채가 경제와 사회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과 가계 부채 비율은 지난 2008년의 117%에서 지난해 말 170%로 높아졌다. 이는 지난해 말 미국의 비율이 157%를 기록했던 것과 대조된다고 WSJ는 전했다.
BIS는 앞으로 10년간 대출금리가 지난 6월 평균치인 6.9%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중국 기업과 가계가 이자와 원금 상환으로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GDP의 3분의 1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인 2007년 말 미국의 21%보다 높은 것이다.
이에 WSJ는 기업들이 채무 부담에 투자를 줄일 수 있어 가뜩이나 경기둔화로 고전하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신용평가사 다궁은 최근 국영 대형 철강업체인 서우강그룹이 새로 대출을 받아 과거 빚을 청산하는 등 하루살이와 같은 신세가 됐다고 지적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팩트셋은 중국의 철강과 알루미늄 제련, 시멘트 등 산업군의 순이익 대비 순부채 비중이 지난 2011년의 10배에서 지난해 30배로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FT는 빚을 지고 여기저기 무리한 사업을 벌였다가 주민들에게 상수도와 도로 등 기본 서비스도 제공하지 못하게 된 구이저우성 구이양시의 사례를 들어 중국 지방정부 부채 심각성을 상기시켰다.
구이양시는 정부 산하 공기업들이 빚을 갚지 못하고 근로자 월급도 지불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일부 지역은 상수도관을 수리하지 못해 물이 끊겼으며 치우지 못한 쓰레기 더미가 수북하게 쌓이게 됐다.
구이양시 피안포마을은 고속도로 건설이 도중에 중단돼 마을 입구 주변은 비포장도로로 남아있다고 FT는 소개했다.
막대한 돈을 들여 지은 쇼핑몰과 아파트는 수요가 없어 텅 빈 채로 남아있다.
공식적으로 구이양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지난해 17%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방정부 산하 공기업의 부채를 감안하면 그 비율은 58%로 세 배 이상 커진다고 FT는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다른 지방정부의 부채 비율도 40~8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