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양적완화 조정이 임박하면서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투자자금의 이동이 이뤄지고 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지난 6월 국채 매입 규모를 줄일 수 있다고 밝히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국채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위험자산인 정크본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냉키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발언을 내놓은 지난 6월 19일 이후 채권시장에서 투자자에게 수익을 안긴 것은 ‘CCC’ 신용등급의 정크본드가 유일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정크본드의 수익률이 높은데다 만기가 짧다는 것이 투자자들을 이끄는 매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등급 채권의 수익률은 6월 중순 이후 마이너스(-) 1.3%를 기록했다. ‘BB 등급의 채권 가격은 0.8% 내렸다. 같은 기간 ‘CCC’ 채권은 0.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아시시 샤 얼라이언스번스타인 글로벌 자산관리 책임자는 “투자자들은 금리 상승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 신용 리스크를 부담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CCC’ 채권과 국채의 금리 스프레드는 지난 2개월에 걸쳐 20bp까지 벌어졌다. 이는 투자등급 회사채와 국채의 스프레드인 5bp에 비해 4배 높은 것이다.
위험을 감수하는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차입매수거래(LBO)와 같은 공격적인 투자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리퍼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LBO 등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 유입된 자금은 61주 연속 증가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가격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6일 전일 대비 6bp(bp=0.01%) 상승한 2.83%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이날 장중 2.86%를 기록하면서 2011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81%로 6bp 올랐고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35%로 2bp 상승했다.
10년물 금리는 지난주에만 25bp 상승해 상승폭은 지난 7월5일 이후 최대였다.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의 고위험 선호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단기간의 고수익을 노리고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지나치게 늘리면 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매트 덕 캘버트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높은 레버리지를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면서 “등급이 낮고 수익률이 높은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으며 이는 나중에 디폴트가 늘어날 경우 시장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