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과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둘다 2세 정치인으로 역경을 딛고 나란히 양국의 최고 국가지도자 자리에 올랐으며 이례적으로 이공계 출신이다.
박 대통령의 국정기조인 ‘국민행복’과 시 주석의 ‘중국몽’(中國夢)도 유사한 개념이라는 해석이 있다. 모두 올해초 공식 취임해 5년 간 국가원수로서의 임기를 지낸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양국의 역대 어느 정상간 보다도 이들이 ‘닮은 꼴’로 화제를 모으는 이유다.
지난 2005년 7월 시 주석이 저장성 당 서기의 신분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첫 인연을 맺은 두 정상은 그로부터 7년8개월 뒤인 지난 3월 20일 각각 국가원수가 돼 다시 전화통화를 하며 친분을 확인하기도 했다.
27일 오후로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은 향후 남북대화 재개 등 한반도 위기상황의 중대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특히 중국은 핵과 미사일을 앞세워 도발을 지속하고 있는 북한을 직접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라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해 어느 정도 수준의 공조를 이끌어낼지가 북한의 향후 행보는 물론 방중 성과까지 좌우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추진에 있어서 이해와 협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
한중 수교 21주년을 맞은 올해 두 정상은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내실화를 다지고 다가오는 20년을 위한 새로운 한중 관계의 방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그 일환으로 한중 간 실질적 대화 채널을 확보하기 위한 고위급(차관보급) 외교·안보 협의체를 신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양국 정당 간 정책 대화, 양국 장관급의 연례 교환 방문, 경제 분야 이외에 문화와 인문 분야로 유대를 넓히기 위한 기구 설치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방중에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한 한·중 간 교역 투자 확대 및 협력 증진 방안 등 경제 교류 문제도 핵심 의제로 비중 있게 다뤄진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구본무 LG 회장 등 71명의 사상 최대 경제사절단은 박 대통령과 함께 양국 경제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한·중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하는 등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서 경제외교를 펼칠 예정이다.
현재 양국의 FTA 관련 논의는 1단계에서 5차 협상까지 진행한 상태로 7월 2단계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농산물·공산물 등 민간품목에 대한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이전보다 어느 정도 진전된 성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아울러 양국은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는 중국 어선의 서해 불법조업 문제와 관련해 공동감시에 노력키로 합의하는 한편, 각종 조약서명식과 투자협력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관계강화를 도모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29일 베이징 소재 대학연설에서 어느 정도 중국어를 구사할지도 관심사다. 중국어 성조 발음이 까다롭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를 중국어로 하기 보다는 중국 지도부와의 인사나 건배사 등을 중국어로 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편 청와대는 이번 방중이 박 대통령과 한국을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개인사와 리더십, 한국의 관광지와 문화 등에 대한 소개,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담은 약 500부 가량의 프레스킷을 중국어로 제작, 중국 정부기관과 언론사, 현지 인사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