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의 당진제철소에서 10일 오전 2시25분경 한국내화 소속 근로자 남모(25)씨 등 5명이 가스 질식으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은 지름 5m, 깊이 8m의 전로 안에서 보수작업을 하던 중 아르곤(Ar) 가스가 누출돼 산소 부족으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곤 가스는 인체에 크게 유해하지는 않지만 공기보다 무거워 바닥으로 가라앉아 산소 농도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르곤은 공기 중 산소 다음으로 많이 존재하는 원소로, 밀폐된 공간에 갇혀 있지 않으면 문제가 없어 2차 피해 우려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제철은 현장에서 직원들을 급파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경찰은 가스안전공사 등 관계기관과 가스 누출 경로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로 내화벽 교체 중에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며 “사고가 난 전로는 가동하지 않고 보수작업을 하고 있었는 데, 근로자들이 시운전을 하기 전 왜 아르곤 가스를 주입하게 됐는지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상 철강 제련 등에 쓰이는 아르곤 가스는 전로를 시운전할 때 주입하는 과정을 거친다. 사고가 난 전로는 이날 오후 시운전할 예정이었다.
한편, 현대제철에서는 최근 안전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고로 3기 건설현장과 인근 현대하이스코 공사현장에서는 모두 5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이들은 구조물 쓰러지거나, 고압전기 감전, 추락사 등의 안전사고로 변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