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고 가치가 금값의 하락으로 5600억 달러 감소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값은 지난 15일에도 9.3% 하락했다.
금값의 급락은 중앙은행들은 물론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 관련 상장지수상품(ETP)은 금값이 2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하면서 372억 달러 줄었다.
금 펀드에서는 올들어 지난 10일까지 112억 달러가 유출됐다. 이는 지난 2011년 이후 최대 규모다.
세계금협회(WGC)의 집계에 따르면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금은 3만1694.8t에 달한다. 이는 전세계 유통 물량의 19%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 12년 동안 상승세를 지속한 금값은 지난 2011년 9월 최고치인 온스당 19230.70달러를 기록한 뒤 28% 하락했다.
금값은 올들어서만 17% 하락했다. 이는 1981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12일 금값이 2011년 최고치에서 20% 이상 빠졌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금값이 본격적인 약세장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성장하고 기업 실적이 개선됐을 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이 완화하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서의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의 물가는 0.2% 하락했다. 미국의 물가가 하락한 것은 4개월 만에 처음으로 휘발유 가격이 떨어진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올들어 글로벌 증시의 시가총액은 2조2800만 달러가 늘었다.
안토니 발레리 LPL파이낸셜코프 시장 전략가는 “시장에 리스크가 줄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고 투자자들은 성장 가능성이 있거나 소득을 발생시킬 투자 자산을 찾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수익률을 찾아 움직이고 있으며 수익률이 낮은 금은 뒤로 밀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값의 투자가치는 여전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헤지펀드업계의 대부 존 폴슨 폴슨앤컴퍼니 사장은 올들어 금에 95억달러를 투자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아이셰어골드트러스트의 지분 5.9%를 소유하고 있으며 SPDR골드트러스트의 5대 투자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