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MVNO) 가입자 150만명 돌파를 목전에 둔 가운데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고 있다. 단말기 확충 등 저변 확대 이면에 대기업들의 시장 진출로 중소 알뜰폰 업체들은 위기감이 가득한 표정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알뜰폰 가입자 수는 SK텔레콤 제휴사 45만6000명, KT 제휴사 68만3000명, LG유플러스 제휴사 21만8000명 등 총 135만7000명이다.
최근 4개월간 알뜰폰 가입자 수가 한 달 평균 약 9만7000명씩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중 알뜰폰 150만 가입자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알뜰폰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유통망을 확대하고 단말기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과 소셜커머스는 물론 편의점, 슈퍼마켓 등에서도 단말기를 판매하기 시작하며 저변을 확대했다. 또한 삼성전자의 ‘갤럭시에이스플러스’, LG전자의 ‘옵티머스 L9’ 등 국내 자급제용 단말기와 함께 중국의 저가형 단말기를 도입하는 등 단말기 경쟁력도 높아졌다. 여기에 CJ헬로비전, SK텔링크 등 대기업 계열사가 알뜰폰 사업에 뛰어들면서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기업 계열 알뜰폰 업체에 가입자가 몰리면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월 알뜰폰 사업을 시작한 CJ헬로비전은 1년여 만에 22만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중소 알뜰폰 업체인 에넥스텔레콤이 약 8년 만에 가입자 20만명을 돌파한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성장인 셈이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연내 알뜰폰 사업을 시작한다. 업계에서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알뜰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와 대기업 쏠림 현상을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동시에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문성광 에넥스텔레콤 대표는 지난해 12월 “대기업 계열 알뜰폰 사업자들을 제외한 새로운 알뜰폰 사업자들의 모임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 계열 알뜰폰 사업자들이 시장 활성화보다 그룹사 방침이 우선인 경향이 있다”며 “알뜰폰 활성화를 위해 방송통신위원회와 협의를 담당할 대표 기구가 따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