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와타나베 부인’들이 엔화의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베 신조 정권의 출범 이후 엔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을 의미하는 와타나베 부인들의 거래가 크게 늘면서 외환증거금(FX)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해 11월 달러·엔 환율은 79엔대에서 움직이던 것이 최근 92엔대로 급등한 상태.
아베 정권이 경기부양책에 집중하고 일본은행(BOJ)이 무제한적 양적완화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이 엔화 약세를 이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FX거래가 도쿄외환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개인투자자들의 엔 약세 전망이 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쿄금융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달러·엔 매매는 2배 이상 늘었다.
FX중개기관을 통한 개인투자자들의 직접 주문 역시 크게 늘고 있다.
엔화 약세가 추세적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외환시장에 발을 들이는 초보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지난 1월 10만엔 미만의 소규모 증거금으로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비율은 24.7%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 대비 4.4%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외환예금도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전문금융기관인 소니은행은 1월 외환예금 신규구좌 개설이 지난해 11월 대비 2배 늘었으며 매매고는 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날 엔화가 반등에 나섰지만 중장기적으로 약세 기조를 지속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와타나베 부인들의 투자도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라고 신문은 내다봤ㄷ.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92.38엔으로 거래됐다. 장중에는 93.18엔까지 상승하며 지난 2010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와타나베 부인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일본의 중상층 주부 투자자들을 의미하며 최근 개인 외환투자자들을 통칭하는 용어로 확대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