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의 성공을 계기로 우주 진출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한국형발사체의 발사 목표 기한은 당초 2021년으로 잡혀 있었으나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이를 2∼3년 앞당겨 2018∼2019년에 발사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우리나라는 나로호 계획의 후속인 '한국형 발사체(KSLV-Ⅱ)' 사업에 2010년 이미 착수했다. 우주 발사체의 핵심인 1단 로켓까지 국내 기술로 자체 개발해 3단 로켓을 쏘아 올린다는 계획이다.
30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정부는 한국형 발사체 사업에 2021년까지 예산 1조5449억원을 일단 배정하고 연구 개발을 진행중이다. 재작년 말 국가우주위원회가 확정한 한국형 발사체 개발계획의 목표는 순수 국내 기술로 로켓을 개발해 아리랑 위성과 맞먹는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에 올려놓는 것이다.
나로호 사업은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었지만, 1단 추진체가 러시아에서 제작한 수입 완제품이라는 점에서 '반쪽짜리' 한국 로켓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그러나 한국형 발사체 계획은 1단 추진체의 액체 엔진까지 자체 기술로 개발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우주 계획이 완전한 자립을 이루도록 한다는 것이다. 물론 나로호 사업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와 인프라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도약 시도다.
액체연료 추진 로켓이 될 한국형 발사체는 3단으로 구성된다는 점이 2단(상단-하단)으로 이뤄진 나로호와의 차이점으로 꼽힌다. 다단 분리를 위해 더욱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한국형 발사체의 길이와 무게는 각각 46.5m, 200t으로, 나로호(33m, 142t)보다 길고 무거우며, 1단 로켓의 추진력은 300t중(重)으로 나로호(170t중)보다 훨씬 크다. 이는 엔진 하나로 분사하는 나로호와 달리 75t중급 엔진 4개를 묶어 추진력을 얻는 덕택이다.
한국형 발사체 사업은 3단계로 추진된다. 1단계 사업은 5∼10t급 액체엔진 개발과 시험시설 구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종의 예비 연구인 셈이다. 이는 2014년 혹은 그 이전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2단계 사업에서는 한국형 발사체의 기본엔진이 될 75t급 액체엔진을 완성하고 일단 이 엔진 하나만으로 2016년께 시험 발사를 하게 된다. 당초 75t급 액체엔진 로켓의 시험 발사는 2018년께로 예정돼 있었으나 약 2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항우연은 이 엔진을 만드는 데 필요한 중요 부품의 제작 기술을 대부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3단계 사업은 이 기본 엔진 4개를 묶어 300t급 1단 추진체용 엔진을 개발하고, 2018∼2019년에 한국형발사체를 우주로 쏘아 올리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재작년에 발표된 로드맵에 비해 2∼3년 앞당겨지는 것이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 과정에서 로켓 설계는 물론이고 5∼10t 연소기, 터보 펌프 등 엔진 핵심 부품과 연소 시험 등에 대한 기술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발사 시설은 현재 나로우주센터를 재활용하게 된다. 수십년간의 연구·개발과 시행착오를 거친 다른 우주 선진국들을 우리나라가 단숨에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나로호 계획에 이어 한국형 발사체 사업이 추격의 발판이 될 것으로 정부와 우주과학기술계는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