쭉쭉 뻗는 비거리… 비결은 손 안에

입력 2013-01-3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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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잘 감기는 그립으로만 바꿔도 샷감 살아나

▲카데로그립(사진제공=한국메트로)
“요즘은 드라이버 구입보다 그립 교체 손님이 더 많습니다.”

박상선 웰컴골프숍(서울 용산) 대표의 말이다. 박 대표에 따르면 새 시즌을 앞두고 있지만 드라이버를 구입하려는 사람보다 그립을 교체하려는 사람이 더 많다.

일반적으로 드라이버 하나를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30만원 이상이지만 그립 교체는 1만원이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7~8자루 아이언세트 구입은 100만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지만 그립만 교체하면 7만~8만원이면 해결된다.

박상선 대표는 “드라이버는 그립만 교체해도 새 것과 같은 느낌”이라며 “장기 불황으로 인해 소비는 줄이고 만족도는 높이려는 알뜰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새 시즌 전에는 드라이버를 비롯한 골프채 교체가 많지만 최근에는 용품보다 그립이나 장갑, 공과 같은 소모품 교체가 더 많다”며 “골프채를 점검하되 지출은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골프채시장에 그대로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그립 교체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각 용품업체에서는 다양한 기능성을 갖춘 그립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그립의 기능성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자신과 매치되는 그립을 장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프로야구 선수 출신 프로골퍼 조현(39)은 “그립을 자동차에 비유하면 타이어와 같다”며 “마모된 타이거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듯 마모된 그립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겨울철 전지훈련이나 휴식을 마친 후에는 마모된 그립이 없는지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조현 프로는 또 “비거리에 집착하는 사람일수록 샤프트에 관심이 많지만 샤프트의 기능을 뒷받침하는 것은 그립”이라며 “그립은 골퍼와 골프채를 이어주는 유일한 접점인 만큼 골퍼와 상성이 맞는 그립 선택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노화된 그립이나 미끄러지는 그립, 위화감이 느껴지는 그립은 최악이다. 조 프로는 “마모가 심한 그립이나 위화감이 있는 그립을 사용하면 다운스윙 이후 미끄러지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자신의 악력과 손 크기·모양, 감성에 따라 최적의 그립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마추어 골퍼들은 자신과 궁합이 맞는 그립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석 신세계백화점 충청점 프로골퍼는 “평상시 매장 방문 손님들로부터 ‘어떤 그립이 좋은 그립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며 “골프채 성능은 시타 후 구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지만 그립 성능 파악 기준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립 선호도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골퍼에 따라서는 얇은 그립을 선호하는가 하면 굵은 그립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 또 부드러운 그립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딱딱한 그립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정의석 프로는 “이 세상에 비거리를 늘려주거나 방향성을 잡아주는 그립은 없다”며 “단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힘을 빼고 가볍게 쳐야 하기 때문에 쥐었을 때 힘이 들어가지 않고 위화감이 없는 그립이 가장 좋은 그립”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외 투어에서 활동하는 유명 프로골퍼들도 그립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위화감 없는 그립’을 꼽고 있다.

일본의 골프스타 요코미네 사쿠라(27)는 155㎝의 작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평균 250야드 이상의 빅 드라이버샷을 자랑한다.

그는 드라이버 샤프트 못지않게 그립에 관심이 많다. 늘 안정된 비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그립 때문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는 “비거리 향상을 위해서는 드라이버 헤드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을 만큼 가볍게 쥐어야 한다”며 “그립을 쥐었을 때 헤드의 무게감이 느껴지는 그립이 가장 이상적인 그립”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열 탑골프클럽(경기 성남) 원장은 “평상시 골프연습장에서 볼 스트라이킹에 전념하는 것도 좋지만 그립 성능을 점검하면서 자신과 궁합이 맞는 그립을 찾는 것도 필요하다”며 “갑작스럽게 방향성이 나빠졌거나 구질에 변화가 생겼다면 한번쯤 그립을 의심해볼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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