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크스부르크는 전반기라운드 종료 이후 휴식기에 접어든 현재 승점 9점으로 18개팀 중 17위에 머물러 있다. 1승 6무 10패의 초라한 성적에 최하위 SpVgg 그로이터 퓌르트와는 승패가 동일하고 득실까지 같은 상황에서 다득점에서만 단지 1골이 앞서 있을 뿐이다.
16위는 2부리그 3위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러 잔류 혹은 강등을 가리게 된다. 때문에 확실한 잔류를 위해서는 15위가 마지노선이다. 하지만 15위 VfL 볼프스부르크(승점 19점)와의 승점차는 이미 10점차까지 벌어져 있다. 3연승과 3연패가 이어져도 당장은 뒤집을 수 없는 승차다. 여기에 아우크스부르크가 전반기 17경기에서 단 1승에 그쳤음을 감안하면 3연승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아우크스부르크의 가장 큰 문제는 득점력 빈곤이다. 단 12골에 그치고 있다. 지동원을 영입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득점력이 상승을 위해 영입한 만큼 지동원은 곧바로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아리스티데 반스, 토르스텐 외를, 자샤 묄더스 등 팀내 공격수들에 대한 검증은 끝났다. 묄더스만이 4득점으로 제 몫을 해주고 있을 뿐 나머지는 다른 팀이었다면 이미 퇴출됐을 공격수들이다. 측면으로 눈을 돌려도 지동원의 자리에서 뛸 수 있는 선수들은 토비아스 베르너, 다니엘 바이어 정도다. 이들 역시 득점력은 만족할 수준이 아니다. 이선 공격수와 측면 공격수 혹은 최전방이 모두 가능한 지동원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최전방의 묄더스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닌 만큼 지동원이 투입된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스쿼드다.
지난 시즌 아우크스부르크가 후반기 반전을 이루며 잔류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구자철의 영입이었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간과해선 안 되는 점 하나는 구자철이 합류해 공격에 치중함으로써 호소가이 하지메가 수비형 미드필더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올시즌 구자철이 건재하지만 호소가이는 바이어 레버쿠젠으로 원대 복귀하면서 구자철에게 과도하게 많은 움직임이 요구됐고 그 결과 공격과 수비가 모두 약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구자철은 전반기 막판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장하며 과도한 공격 가담보다는 도우미로서의 역할을 자처하며 순간순간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킬 패스 능력을 보여줬다. 이제는 지난 시즌 구자철이 맡았던 역할을 지동원이 맡아야 하고 호소가이가 맡았던 역할을 구자철이 대신 맡아야 하는 상황이다. 최전방과 중앙 수비수는 아니지만 공수에서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역할을 지동원과 구자철이 맡아줘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선수들의 역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구자철과 지동원은 나이는 어리지만 팀내에서 구심점이 되어 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국제 경기 경험이나 큰 경기 경험이 비교적 많고 유럽에 갓 발을 들인 신예도 아니다. 올시즌 아우크스부르크가 잔류하기 위해서는 구자철과 지동원 콤비가 공수에서 시너지를 발휘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잔류 가능성은 희박하다. 더구나 아우크스부르크는 올 겨울 지동원 외에 다른 보강은 없을 가능성이 많다. 사실상 잔류를 위해 선택한 카드는 지동원이 유일하다. 원 소속팀이 아닌 임대생, 즉 용병이 잔류를 확정지어 줘야 하는 급박한 상황까지 몰린 아우크스부르크지만 이들의 힘으로 잔류에 성공할 수 있다면 구자철과 지동원에게는 물론 팀으로서도 두 시즌 연속 잔류에 성공하며 1부리그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셈이다. 모두에게 모험인 동시에 기회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