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안과 세법 개정안 처리가 여야 합의 시한인 28일을 넘어 마지노선인 31일로 미뤄지게 됐다.
‘박근혜 예산 6조원’ 재원조달 방법을 둘러싸고 여야 간 갈등이 지속되면서 내년 예산안도 지난해처럼 12월 31일 여당 단독 표결로 처리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여야는 28일 오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조세소위원회를 열고 세제 관련 법안 처리를 재시도한다. 전날 ‘박근혜 예산’ 조달 방법에 대한 여야 이견으로 회의 자체가 무산됨에 따라 미뤄졌지만 회의가 제대로 열릴 지, 회의가 열리더라도 법안이 처리될 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야는 ‘박근혜 예산’ 확보 방안을 두고 국회 예결특위에선 1조~2조원 규모의 국채발행 여부를, 기재위에선 부자증세 여부를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일단 여야는 ‘박근혜 예산’ 가운데 정책사업 2조 8000억원, 사회간접자본이나 사회단체 지원 등 정책 외 사업 1조 5000억원 등 4조 3000억원 정도의 지출 증액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다른 예산에서 3조 3000억원 정도를 삭감키로 했으며 나머지 1조원 정도도 추가 삭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1조 7000억원의 추가 재원 마련과 관련해 새누리당은 국채를 발행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통합당은 국채발행 대신 SOC 등 지역예산 삭감과 세재 개편을 통한 추가 증세를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내놓은 비과세·감면 혜택 축소 방안에 더해 소득세와 법인세 등에 대한 부자증세,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소득세 최고세율 과표를 현행 3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법인세 역시 과표 500억원 이상 구간을 신설해 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리자는 주장이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액은 2000만원까지 확대하는 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이런 직접 증세는 당장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중장기적 과제로 끌고 가야 한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어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취임 첫해 예산부터 발목잡기에 나선다는 따가운 눈총을 의식해 부자증세 요구 수준을 어느 정도 낮출 가능성이 있다. 새누리당도 18대 국회 4년 내내 예산안을 단독처리해 비판을 받았던 터라 이날 선출되는 민주당 새 원내대표와 만나 합의점을 찾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