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은 30일 신임 현대로템 대표이사 부회장에 한규환 전 현대모비스 부회장을 선임했다. 한 부회장은 2008년 퇴직 이후 4년 10개월 만에 다시 그룹으로 복귀하게 됐다.
한 부회장은 1950년 서울생으로 서울대 기계공학과 학사와 석사를 거친 뒤 1983년 현대정공에 입사했다. 이후 기초 및 시스템연구부, 기술연구소장,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등을 거치며 현대차그룹 내에서 기술통으로 평가받았다. 2008년에는 현대모비스 부회장에서 물러난 뒤 서울대 융합과학대학원에서 후배 양성을 했으며, 한국공학한림원 기계분과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번 인사를 두고 재계에서는 정몽구 회장 특유의 ‘재임용’ 인사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2008년까지 은퇴후 일선에서 물러난 옛 동지를 종종 다시 임용해왔다.
2007년 김익환 전 기아차 부회장과 2008년 김용문 전 현대차 기획담당 부회장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들 모두 모비스 출신으로 일선에서 고문으로 물러난 후 다시 복귀한 부회장들이다.
그렇다 보니 모비스 출신 충신들의 재집결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지난 10월 현대차그룹은 미국 연비오류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현대오트론 대표였던 권문식 사장을 그룹내 핵심인 연구개발본부장으로 임명했다. 권 사장은 로템으로 복귀한 한규환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현대모비스 출신의 'MK 최측근'이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 통합 당시 모비스 독일지사에 근무하다 정 회장의 특명으로 현대차그룹 기획조정실로 자리를 옮겨오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2001년 기아차와 합병 이후 현대정공 출신 임원들을 대거 그룹 핵심 요지에 포진시켰다. 이들 모두 정몽구 회장과 함께 어려운 시절을 함께 보낸 충신들이다. 이후 모비스 출신의 인사는 두드러지지 않았으나 다시금 이들의 ‘충심’이 그룹에서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진다. 때문에 오는 12월말 이어질 그룹 정기인사에서 모비스 출신이 대거 그룹을 재장악할 것이라는 관측도 이어진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연구 역량과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면서 “현대로템은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의 사업부에서 분리된 만큼 한 부회장의 경험이 경영 활동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