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 이어 세외수입까지 ‘빨간불’

입력 2012-11-0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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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에 산은·인천공항 지분매각 불투명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내년 법인세, 소득세 등 국세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세외 수입 확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는 산업은행, 인천국제공항, 기업은행 등의 보유지분을 8조원 넘게 팔아 부족한 세수를 메우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경기침체의 여파로 이들 공기업 지분의 매각 여부가 불투명해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공기업 지분매각 대금이 무리하게 국세외 수입으로 책정됨에 따라 내년 국가재정 재원 확보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석해 “내년도 예산안 중 국세외 수입 분야에 포함시킨 인천국제공항, 기업은행, 산업은행 지분 매각을 실시해 세수를 늘리겠다”며 “공기업 지분 매각은 지난 2008년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으로 편성한 것으로, 내년 글로벌 위기상황이 나아지면 보유지분을 매각해 세외수입에 보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국회예산정책처가 펴낸 ‘2013년 예산안 분석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예산 342조5000억원 중 195개 주요사업이 예산 과다 또는 유사·중복 편성돼 총 3조9363억원을 감액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특히 정부는 인천공항공사 4431억원, 기업은행 5조958억원, 산업은행 2조6424억원 등 공기업 지분 매각 대금 약 8조200억원을 세외수입으로 잡았지만 거둬들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예산정책처는 “지난 2008년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에 따라 산업은행과 인천공항의 경우 3년 전 예산안에도 들어가 있지만 현재까지 매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정부는 2006년부터 산업은행, 올해부터 기업은행의 정부 지분을 시장에 내놨으나 아직 한 주도 못 팔고 있다. 특히 현재 1만2000원 가량인 기업은행 주가로는 정부 지분 3억7458만주(보통주 중 68.6%)를 다 판다고 해도 4조6073억원 정도밖에 얻지 못한다.

앞으로의 매각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기업은행과 산은금융지주의 경우 유럽재정 위기에 따른 인수합병(M&A) 시장 여건 악화, 헐값 매각 논란, 우리금융지주 매각 동시 추진 등의 난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 지분 매각도 정치권과 시민단체 반발에 부딪혔다. 재정부는 인천공항 민영화에 대한 거센 반대 여론에 따라 당초 49%에서 15%로 매각 지분율을 낮췄지만 국부유출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도 인천공항 지분 매각에 따른 세외수입으로 올해와 비슷한 예산을 편성했지만,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된 바 있다.

이처럼 실현 가능성 낮은 정부의 주먹구구식 세입 계획은 나라 살림 운용은 물론 국가재정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세입예산 부족으로 추가경정예산 편성이나 증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예산정책처는 “인천공항 지분이 매각되지 않는다면 당장 내년 이를 재원으로 하는 도로와 철도 부문의 예산 집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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