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그룹의 2세 승계구도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창업주 장평순 회장의 아들 동하씨가 올해 초 교원에 입사, 전략기획본부에 대리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략기획본부는 그룹의 컨트롤 타워다.
승계와 관련해 재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대목은 장 대리가 7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교원L&C. 그는 교원L&C를 통해 최근 10년간 17배의 놀라운 평가 차익을 올렸다. 교원L&C는 정수기와 비데를 생산해 판매하는 업체로 2002년 설립됐다. 장 대리는 14억원을 투자해 L&C 지분 70% 취득해 최대주주가 됐다.
2005년 22억원에 불과했던 교원L&C의 순자산가치는 이듬해 77억원으로 늘었다. 이후 2007년에 105억원, 2008년 125억원, 2009년 159억원, 2010년 261억원, 2011년 333억원으로 매년 급등했다. 순자산가치는 기업 주식을 평가할 때 사용되는 최소 가치로, 보통 청산가치로 불린다.
매출 규모도 2005년 152억원에 불과했지만 국내 정수기 시장이 커지면서 2006년 226억원, 2007년 320억원, 2008년 305억원, 2009년 361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2010년에는 582억원으로 그룹 주력사인 교원과 교원구몬 다음으로 큰 회사로 성장했다.
이같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주된 이유는 무엇보다 그룹 모기업인 교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연도별 교원L&C의 내부매출 비중이 2002년 설립 이후 2008년까지 100%에 달한다. 이후에도 2009년 96%, 2010년 99%, 2011년 99%로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
내부매출에 따른 영업이익도 높은 편이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2005년 26%, 2006년 31%, 2007년 11%, 2008년 8%, 2009년 11%, 2010년 22%, 2011년 17% 등이다. 일부 사업연도에 급감하는 형태를 보이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볼 떄 내부거래를 통해 높은 마진을 남기고 있다.
관심의 초점은 장 대리가 교원L&C 지분을 활용해 어떤 형태로 승계구도를 그려나갈지에 모아지고 있다. 그가 장 회장의 교원 지분 49.5%를 모두 물려받기에는 세금 부담이 클 것으로 재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이런 부담을 덜기 위해 교원L&C가 그룹 계열사의 지원을 받은 후 역으로 모기업의 지분을 취득해 장 대리의 지배력을 높여줄 가능성이 높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교원그룹의 정수기 사업 실적에 따라 장 대리의 승계 속도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