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를 기반으로 한 노르웨이와 중동 국가들의 국부펀드가 세계 10위권 안에 절반을 차지하며 강력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국부펀드협회가 공개한 리나버그-마두엘 투명성지수에 따르면 노르웨이 국부펀드인 글로벌연금펀드(GPFG)의 자산은 9월 기준 6562억 달러로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ADIA, 6270억 달러)를 넘어 세계 1위에 올랐다.
상위 10권에 오른 국가들 중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한 국부펀드가 절반을 차지했다.
UAE의 ADIA 외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사우디아라비아통화국(SAMA, 5328억 달러)와 쿠웨이트의 쿠웨이트투자청(KIA, 2960억 달러) 등 중동 국가들이 각각 6위와 8위를 차지했다.
러시아도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1497억 달러 규모의 국가복지펀드(NWF)를 운용하며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996년 처음으로 투자금이 납입되기 시작한 노르웨이 펀드는 GPEG는 사모펀드 투자 비중이 높아 다른 기관보다 주식 투자 비율이 높다.
GPEG는 펀드 투자 포트폴리오의 60%는 주식, 40%는 채권이 차지하고 있으며 향후 부동산 투자 비중을 5%까지 늘릴 계획이다.
노르웨이는 하루에 석유 163만 배럴을 생산하는 세계 5위 석유수출국으로 OPEC(석유수출국기구) 국가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산유랑을 자랑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재정위기 사태가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유럽연합(EU) 비회원국인 노르웨이의 크로네 가치가 오른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최근 국제유가 급등 등으로 보유 자금이 늘어나면서 해외 채권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ADIA·SAMA·KIA 등 중동 국가들의 국부펀드 역시 2008년 이후 국제유가 급등과 함께 전 세계로 투자를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했다.
최근에는 중동 지역 국가들이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해외 투자보다는 국내 인프라 투자 등 내수시장 활성화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되면서 인프라 건설에 집중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아부다비를 금융기관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내부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76년 ADIA는 아랍에미리트 대통령이자 아부다비 국왕이 대표를 맡고 있으며 투자 자산의 80%를 외부 펀드매니저들을 통해 운용하고 있다.
ADIA는 북미와 유럽 투자 비중이 60~85%에 달하는 등 선진국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대안투자자산과 사모펀드 등에 대한 투자 전략을 통해 2009년 말 기준으로 30년간 연 평균 수익률 8%를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중앙은행 산하 조직인 SAMA는 석유 수입 관리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컨설팅기관 맥킨지에 따르면 SAMA는 현금성 자산에 20%, 채권 55~60%, 주식에 20~25%씩 투자하고 있다.
또 미국 국채 투자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등 보수적 투자전략을 따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초의 국부펀드인 KIA는 석유 수입을 관리하기 위해 1953년 설립됐다.
KIA가 운용하는 주요 펀드는 GRF와 FGF며 FGF는 석유 수입의 10% 정도를 적립한다.
KIA는 지난해 프랑스 원전회사인 아레바 주식 8억달러를 매입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 아랍인슈런스(12.5%)와 다임러 AG(6.9%), 씨티그룹(6%)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